멜콘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 온습도 조절기 독점 공급"
반도체를 제조할 때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넣는 공정이 ‘포토 공정’이다. 미세하게 얇은 선폭의 회로를 그릴수록 반도체 성능이 높아지기 때문에 중요한 제조 공정 중 하나로 꼽힌다.

멜콘은 웨이퍼 표면에 감광액(포토 레지스트)을 도포, 현상해 회로 설계를 웨이퍼에 안착시키는 과정에서 온습도를 균일하게 조절하는 초정밀 온습도 제어장비(THC)를 만드는 업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1차 협력사로 국내 THC 시장에서 점유율 1위(약 70%)를 지키고 있다. 김성일 멜콘 대표(사진)는 “차세대 반도체 미세공정으로 꼽히는 극자외선(EUV) 공정에선 멜콘의 THC 제품이 사실상 국내 독점 제품”이라며 “최근 수요가 늘고 있어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극자외선 광원을 쓴 반도체는 기존 공정에서 쓰인 불화아르곤(ArF) 광원보다 더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어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앞다퉈 투자를 늘리고 있는 첨단 분야다. 삼성전자가 내년 신규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으로 평택 3라인 등을 완공할 계획이어서 관련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멜콘의 매출도 꾸준히 우상향하는 추세다. 지난해 286억원을 기록한 회사 매출은 올해 340억원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최근 창업 18주년을 맞아 매출 목표를 2025년 500억원에서 2027년 1000억원 달성으로 바꿨다”며 “반도체용 열관리 시스템 등 THC 외 신사업도 준비하고 있어 목표 달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멜콘은 원래 일본에서만 생산하던 THC 장비를 2012년께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TEL)과 협력해 THC 관련 장비를 반도체 메이커에 공급하면서 국내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로 성장했다.

최근 레미콘업체 산하인더스트리가 멜콘의 최대주주가 된 점도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 이달 초 산하인더스트리는 자사 보유지분과 우호지분을 포함해 멜콘 지분 50.3%를 약 400억원에 확보했다. 산하인더스트리는 앞으로 3년간 멜콘에 500억원가량을 추가 투자해 반도체 장비 기술개발·설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세메스에서 포토팀 설비개발 기술팀장을 지내다 지난해 5월 멜콘에 전문 경영인으로 합류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