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와 의회의 정책 변화를 최대한 빨리 포착해야 합니다.” 한 대기업 워싱턴DC 주재원이 “요즘엔 경쟁사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강경책을 쏟아내는 미국 정부가 더 무섭다”며 꺼낸 말이다.
미국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현지 대관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내 투자가 많은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기업뿐 아니라 철강과 식품, 방위산업까지 미국 정부 움직임에 민감한 대부분의 업종이 워싱턴DC에 새 거점을 세우거나 기존 조직을 키우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린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영향이다.
K기업, ‘K스트리트’에 속속 입성
LG그룹은 SK와 배터리 소송을 벌이면서 글로벌 대관 조직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2019년 4월 처음 소송이 제기될 때만 해도 ‘법무 조직만 강화하면 된다’는 것이 그룹의 판단이었다. 이 이슈가 글로벌 분쟁으로 비화하고 국제무역위원회(ITC)로 공이 넘어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미국 정가와의 관계를 재정립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워싱턴DC에 거점이 없었던 LG가 현지 사무소를 설립하게 된 배경이다.
LG 관계자는 “일단 전무급을 포함한 7~8명의 조직으로 워싱턴DC 사무실을 열고 필요에 따라 규모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도 미국 정부를 상대할 일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미국에 새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삼성SDI도 세계 4위 완성차 기업인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에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한다. 삼성은 미국 투자 규모가 늘어나자 올해 처음 한국에서 글로벌 대관 담당 임원을 미국에 파견했다. 미국 현지에서도 대관 임원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SK 역시 미국 투자가 증가하면서 대관 업무 수요가 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포드와 손잡고 미국에 총 114억달러(약 13조4634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조립공장과 3개의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 양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투자이자 미국 내 배터리 공장 투자 건 중 최대다. 미국 내 사업이 커지자 북미 지역 총괄부회장직을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신사업을 시작한 현대자동차는 미국의 미래 기술 관련 정책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는 올 4월 워싱턴DC에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거점인 ‘제네시스 에어 모빌리티’를 설립했다. 기술 중심지인 실리콘밸리가 아닌, 워싱턴DC를 UAM 사업의 교두보로 삼은 것은 미국 정책 방향에 따라 사업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미국의 칼날에 늘 대비해야”
4대 그룹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워싱턴DC 로비업체들의 거리인 ‘K스트리트’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과 각종 법률 리스크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CJ가 대표적 사례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1조9000억원가량을 들여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와스컴퍼니를 인수했다. 2017년엔 미국 바이오 벤처 메타볼릭스를 사들였다. 미국 내 직원 수가 1만 명을 넘어 국내 기업 중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방산 업체들은 미국 대관 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한화는 한화디펜스를 중심으로 미국 법인을 확대 재편했다. 올해 초 워싱턴DC에 있는 방산 계열사 미국 조직을 한화디펜스USA로 합치고 인원 수도 8명에서 15명으로 늘렸다. 경제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산업 이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고 이 같은 분위기가 상당 부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위기 관리 차원에서라도 미국 대관 조직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는 분위가”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가와의 네트워킹을 위해 전직 관료를 영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9월 스티븐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미국법인 고문으로 영입했다. 비건 전 부장관의 폭넓은 네트워크가 미국 사업에 보탬이 될 것으로 봤다.
올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도 가세했다. 이 회사는 8월 트럼프 정부 시절 대북협상특별부대표를 지낸 알렉스 웡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를 쿠팡 워싱턴DC사무소 임원으로 뽑았다. 그는 워싱턴DC에서 쿠팡의 미국 투자와 관련한 대관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에 실려 궤도에 올라간 성능검증위성에서 두번째로 분리된 큐브위성(초소형 위성)이 2일 지상국으로 상태정보(비콘신호)를 보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42분께 대전 KAIST 지상국에서 큐브위성 '랑데브'(RANDEV)의 첫 비콘신호를 받았다.방효충 KAIST 교수팀(항공우주공학과 항공우주시스템 및 제어연구실)이 개발한 이 위성은 전날(1일) 오후 4시 38분께 성능검증위성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됐다.연구팀은 지상국을 통해 20초를 주기로 10여 차례 이상 비콘신호를 수신했으며, 신호에 포함된 상태정보를 토대로 위성의 전압과 온도가 모두 정상임을 확인했다.태양전지판과 안테나가 정상적으로 전개됐으며, 안테나 온도(7.2℃), 배터리(7.97V) 등 각종 서브시스템의 전압과 온도가 모두 정상 범위 안에 있다.랑데브의 다음 교신 예정 시각은 이날 오후 3시 35분, 5시 13분이다.연구팀은 이때 큐브위성의 자세를 제어하기 위해 각속도(회전운동 중인 물체가 단위시간 동안 회전한 각도) 감쇠모드 명령을 전송할 예정이다.상태가 안정됐다는 판단이 들면 위성 메모리에 미리 저장해둔 이미지를 다운받는 명령을 보내 양방향 교신을 시도한다.랑데브는 가로 10㎝, 세로 10㎝, 높이 30㎝ 크기의 직육면체 모양이며, 무게가 3.2㎏인 초소형 인공위성으로 방 교수가 지도하는 대학원생들이 주도적으로 개발했다.이 위성의 주요 임무는 소형 지구관측 카메라로 지상을 촬영하고, S밴드로 촬영한 영상을 지상국으로 고속 전송하는 것이다.또, 위성의 3축 자세제어 기능을 검증한다.지상국과 UHF/VHF(극초단파/초단파) 주파수를 활용한 통신을 시
울산시는 일본산이나 중국산 수산물의 원산지를 국산이라고 속인 횟집 등 8곳을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시 특별사법경찰관은 6월 한 달간 중·대형 마트 수산 코너, 회센터, 수산물 취급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수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 특별 지도단속'을 했다. 그 결과 일본산 참돔과 돌돔, 중국산 농어 등을 국산이라고 거짓 표시한 횟집 2곳, 수입산 수산물의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판매업소 6곳을 적발했다. 원산지를 거짓 표시하거나 이를 혼동하게 하는 행위를 하면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고 판매하면 1천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시는 적발된 업소에 대해서는 관련 법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7월부터 '캐주얼데이' 도입…주요 대기업들은 이미 시행 중삼성전자가 '직원 자율 복장제'를 시행 중인 가운데 그동안 정장을 고수하던 임원들도 이번 달부터 매주 금요일에는 재킷을 벗는다.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월부터 매주 금요일 '캐주얼데이'를 운영한다.당장은 경영지원실과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장 직속 조직의 임원과 부서장 등이 대상이지만, 차츰 전 조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사내 게시판에 캐주얼데이 때는 재킷을 벗고 목깃이 달린 피케 티셔츠나 라운드티, 청바지 혹은 면바지, 로퍼 및 운동화 등 캐주얼한 옷차림을 하도록 권고했다.또 경영진에 보고할 때도 캐주얼 차림을 원칙으로 하도록 했다.삼성전자는 2016년 '컬처혁신'을 선언한 이후 직원들은 남성 반바지까지 허용하는 자율복장제를 시행했으나 임원들은 여전히 정장과 비즈니스 캐주얼을 기본 복장으로 운영해왔다.그러다 보니 직원들도 평상시에 편한 복장을 하기 어렵고, 이에 조직 이미지도 권위적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임원들도 자율복장제에 동참하도록 한 것이다.삼성전자 관계자는 "좀 더 유연하고 개방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LS그룹도 대부분 계열사가 자율복장제를 시행 중인 가운데 지주회사인 ㈜LS도 최근 임직원 자율복장제 대열에 합류했다.올해 초 취임한 구자은(58) 회장이 "자율과 책임의 원칙을 통해 창의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를 만들자"고 제안하면서다.LS의 한 임원은 "그동안 정장만 입다가 캐주얼한 옷차림을 하다 보니 처음에는 어색하고 부담스러웠지만, 옷이 달라지니 마음가짐도 달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