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 속에 은행에 이어 신용카드사와 저축은행의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대출심사가 엄격해지는 등 2금융권 대출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주요 카드사 카드론(장기카드대출)과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석 달 사이 1%포인트 넘게 뛰었다. 2금융권은 서민들이 생활자금 조달을 위해 주로 이용하는 만큼 급전이 필요한 중·저 신용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의 지난달 신규 카드론 평균 금리 구간은 연 11.46~15.43%로 집계됐다. 지난 6월(연 12.45~13.52%)과 비교할 때 금리 상단이 3개월 새 1.91%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 대출금리도 뛰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KB저축은행의 지난달 신규 가계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12.67%로 6월(연 11.23%) 대비 1.44%포인트 높아졌다. 우리금융(14.7%→15.91%)과 한성(16.53%→17.46%), 진주(15.87%→16.77%), 하나(14.86%→15.38%) 등도 0.5%포인트 이상 올랐다.

7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연 20%로 내려갔음에도 2금융권 대출금리는 오히려 오르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한국은행이 8월 기준금리를 인상(연 0.50%→0.75%)한 여파로 시장금리가 상승한 영향도 있지만 대출 총량규제를 맞추기 위해 금융사들이 금리를 올려 대출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금융사 관계자들은 “마케팅 차원에서 제공하던 우대금리를 없애거나 축소하고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대출 수요를 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오는 26일 강화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이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정책금융 확대 등 보완책을 병행해야 한다”며 “수요와 공급 불일치로 지금은 금융사와 소비자 간 정보와 협상의 비대칭성이 극대화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고금리 착취 등을 막기 위한 감독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혁/김대훈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