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조직 문화 재창조를 위해 진행 중인 '리부트(RE:BOOT) 신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MZ세대 직원 10명으로 구성된 자치조직 '후렌드(who-riend) 위원회'를 출범했다고 4일 밝혔다. 3일 열린 첫 화상회의에서 위원회 구성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한금융 제공
신한금융그룹이 조직 문화 재창조를 위해 진행 중인 '리부트(RE:BOOT) 신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MZ세대 직원 10명으로 구성된 자치조직 '후렌드(who-riend) 위원회'를 출범했다고 4일 밝혔다. 3일 열린 첫 화상회의에서 위원회 구성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한금융 제공
"9월 둘째 주에 휴가 일정 잡은 팀원 없으시죠? 제가 그때 다녀오겠습니다."

신한금융그룹이 호칭과 직위, 복장 규정을 없애고 휴가 '셀프 결재'를 도입했다. 기업 문화를 새로 쓰려면 직원들의 일상에 밀접한 영역에서부터 '리부트(재시동)'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신한금융은 앞으로 더 자유롭고 역동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20~30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들로 꾸려진 자치조직도 출범시켰다.

4일 신한금융은 '리부트 신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같이 사내 규정을 바꿨다고 밝혔다. 리부트 신한은 신한금융이 그룹 출범 20주년을 맞아 '신한 문화 재창조'를 내걸고 추진 중인 프로젝트다.

리부트 신한은 앞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지난달 7일 모든 그룹사 임원들과 연 '제1회 신한문화포럼'에서 정한 슬로건이다. 조 회장은 "신한 문화를 재창조하려면 먼저 버려야 할 것들을 삭제해야 한다"며 "관행적 업무 방식과 관료주의를 버리고, MZ세대 직원이 창의성과 주도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리더들이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은 포럼 이후 나온 첫 결과물이다.

먼저 현재 과장, 차장, 부부장, 부장 등으로 세분화됐던 직위 체계를 팀원-팀장으로 간소화한다. 호칭도 스스로 정할 수 있게 했다. 조 회장은 자신의 호칭을 '엉클(아저씨) 조'로 정했다는 후문이다.

휴가는 부서장 결재 프로세스를 아예 없앴다. 같은 팀원들과 일정만 공유하고 스스로 결재해 다녀오면 된다. 복장 규정도 바꿔 기존에는 금요일에만 사복 착용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시간과 장소, 상황 등을 감안해 직원이 자유롭게 복장을 정할 수 있게 했다.

신한금융은 MZ세대 자치조직인 '후렌드(who-riend) 위원회'도 새로 꾸렸다. 직급과 소속을 뛰어넘어 누구나 친구가 돼 막힘없이 소통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뜻을 담아 구성원들이 직접 정한 이름이다.

지주사 내 20~30대 직원 10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했으며 향후 운영 방식, 과제 발굴과 추진 등 모든 활동을 직접 결정한다. 신한금융은 위원회 운영 성과에 따라 MZ세대 중심 자치조직을 모든 그룹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틀에 박힌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변화지향적인 조직으로 완전히 탈바꿈할 것"이라며 "과거와 다른 디지털 일류 그룹으로 새롭게 재가동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