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지난 6월 지구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구 홍대 앞 복합문화공간 ‘H-PULSE’에서 그룹의 중장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목표인 ‘2030&60’ ‘ZERO&ZERO’를 선언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가운데)이 ‘하나 핫튜버’들과 함께 친환경 자가발전 자전거를 타고 있다. 하나금융 제공
하나금융그룹이 지난 6월 지구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구 홍대 앞 복합문화공간 ‘H-PULSE’에서 그룹의 중장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목표인 ‘2030&60’ ‘ZERO&ZERO’를 선언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가운데)이 ‘하나 핫튜버’들과 함께 친환경 자가발전 자전거를 타고 있다. 하나금융 제공
하나금융그룹은 올해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원년으로 삼고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 전략을 세웠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ESG 비전을 선언적 구호에서 그치는 게 아닌 행동으로 실천할 때”라며 “당장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ESG 경영을 위한 모두의 한 걸음이 모여 미래의 하나금융그룹을 지속 가능한 내일로 인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행동할 때"…ESG채권 발행·취약계층 청소년 자립 지원
하나금융의 중장기 ESG 추진 목표는 ‘2030&60’ ‘ZERO&ZERO’다. 첫 번째 목표인 2030&60은 2030년까지 환경·지속가능 부문에 ESG 채권, 여신, 투자로 총 60조원을 공급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먼저 ESG 채권을 향후 10년간 25조원어치 발행한다. 하나은행은 원화 채권 발행금액의 10%, 외화 채권 발행액의 50%가량을 ESG 채권으로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이 지난 6월까지 발행한 ESG 채권 규모는 3조5378억원에 이른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은 ESG 경영 실천과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 등에 쓰고 있다.

ESG 관련 대출에도 25조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친환경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나 녹색 경영 공시를 성실하게 이행하는 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고 기업이 기존 설비를 친환경으로 바꿀 때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식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3월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국내 풍력 발전 프로젝트에 1000억원 규모의 ‘그린론’을 주선했다. 그린론은 친환경 사업에만 용도를 한정하는 대출로 제3자 인증기관을 통해 자금 사용처와 성과를 인증받고 금융기관이 자금을 대주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 목표인 ZERO&ZERO는 2050년까지 그룹의 사업장 탄소배출량과 석탄 프로젝트금융(PF) 잔액을 모두 제로(0)로 만든다는 내용이다. 하나금융은 실천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환경·사회 리스크 관리체계를 만들고 자체 지속가능금융 프레임워크를 제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한 업종과 유의 업종을 분류해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산업에 대한 여신 익스포저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7월 중 지속가능금융 프레임워크와 기후리스크 분석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적도원칙’에도 가입한다는 목표다.

하나금융은 사회적 가치 금융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6월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청소년 사회문제 해결에 집중한 전문 공익재단법인 ‘청소년그루터기재단’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재단은 먼저 보호시설 청소년에게 학습과 자립을 지원한다. 아동 양육시설, 가정위탁 등 보호시설에서 나와야 하는 보호 종료 예정 청소년에게 학습 기회를 보장하고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청소년을 발굴해 지원하는 사업도 펼친다. 조손 가정과 장애인 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식생활 개선 지원, 범죄피해 청소년에 대한 심리 치료 지원 사업, 청소년 자살·중독 예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청소년그루터기재단은 하나금융의 네 번째 공익재단이다. 하나금융은 2005년부터 소외계층 지원을 위한 ‘하나금융나눔재단’을 시작으로 노인요양·영유아보육시설을 운영하는 ‘하나금융공익재단’, 저신용·저소득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하나미소금융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영유아, 청소년, 노인까지 생애주기 전 단계에서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