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동조합이 올해도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판매 차질에 파업까지 이뤄지면 손실은 더 불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4만대 생산차질에도…한국GM 노조, 파업 결의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가 이날 조합원 7635명을 대상으로 벌인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5841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찬성률은 76.5%였다. 이번 투표로 노조는 파업권 확보를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노조는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파업 등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는 기본급 월 9만9000원 인상, 통상임금의 150% 성과급 지급, 격려금 400만원 등 1000만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GM은 그러나 상반기 판매량이 내수(-19.3%)와 수출(-2.7%)을 합쳐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만큼 노조 요구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국GM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2월부터 일부 공장을 절반만 가동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약 4만 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반기도 녹록지 않다. 한국GM은 이달 들어 창원공장 가동률을 다시 절반으로 축소했다. 5월부터 절반만 가동하다 지난달 100% 가동 체제로 전환했지만 다시 가동률을 낮췄다. 2월부터 절반만 운영해온 부평2공장은 이달에도 50%만 가동한다. 부평1공장만 지난달에 이어 100% 가동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해에도 잔업, 특근 거부에 이어 총 15일간 파업을 벌였다. 이에 따른 생산 차질이 2만5000대에 달했다. 미국 GM 본사의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엔 본사 고위 임원이 “노사 갈등으로 공장 가동이 멈추는 일이 반복되면 한국GM은 매우 불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에 이어 현대자동차 노조도 7일 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회사는 △기본급 월 5만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100%+500만원 등을 제시했다. 지난해 △기본급 동결 △성과급 및 격려금 150%+200만원 등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지만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파업까지 더해지면 생산 차질에 따른 차량 출고 대란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일규/도병욱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