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보상·소통 기대하는 MZ세대
카카오, 고성과자 선별복지·스톡옵션 논란
현대차, 사무·연구직 중심 새 노조 출범
GS25, 소비자의 남혐 논란 제기 후폭풍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오른쪽)이 카카오 대표 캐릭터 '라이언'과 포즈를 취하는 모습 [사진=카카오 제공]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오른쪽)이 카카오 대표 캐릭터 '라이언'과 포즈를 취하는 모습 [사진=카카오 제공]

# 카카오(119,500 +3.91%)는 최근 일부 직원에게 고급 호텔 숙박권을 지급하는 이른바 '고성과자 선별복지'를 추진하다 홍역을 치렀다. "복지까지 성과와 연동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카카오는 성과와는 별개인 '포상 제도'라고 해명했지만 내홍이 이어졌다.
20~30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사에 대한 불만을 참지 않고 공정한 보상을 요구하는가 하면 소비 주체로서도 적극 의견을 내면서 기업들 변화가 요구되는 분위기다.
현대차(207,000 -0.72%) 사무직 노조 출범…카카오 선별복지 논란
카카오 판교오피스 [사진=뉴스1]

카카오 판교오피스 [사진=뉴스1]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한 보상'을 요구하는 기업 내 MZ세대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곳은 현대차그룹과 카카오다.

현대차에선 지난 4월 출범한 사무·연구직 노조(이하 사무직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계기로 지난달 20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상견례를 요청했다. 오는 4일까지 상견례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사무직 노조의 공식 명칭은 '현대자동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동조합'. 40~50대 생산직이 주축인 기존 노조의 교섭에 대해 불만을 가진 MZ세대 직원들이 주로 모였다. 올 4월 출범 당시 가입 인원은 500명 수준이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노조 상황이 된 현대차에서 사무직 노조가 교섭 대표 노조로 직접 임단협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기존 노조가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 연구소 및 일반직 처우 개선 내용을 담으면서 출범에 따른 실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둔 카카오도 직원들 불만이 터져나왔다. 선별 복지 논란과 성과급 등 인사 문제에서 반발이 거세다.

카카오는 최근 일부 직원들에게 고급 호텔 숙박권을 지급하는 이른바 '고성과자 선별복지'를 추진하다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카카오 노조인 '크루유니언'은 회사가 일부 직원만 예약할 수 있는 선별적 휴양시설 제도를 시행하려 한 정황을 확인하고 회사 측에 항의했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둘러싼 보상 논란도 불거졌다. 카카오는 지난달 4일 본사 직원 2506명에 스톡옵션 47만2900주를 부여한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2년 이상 근무해야 행사할 수 있고 차익을 보려면 주가가 올라야 해 '인재 묶어두기'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앞서 성과 측정을 위해 시행하는 인사평가제를 두고 동료 간 불신을 조장한다는 내부 의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블라인드 앱을 통해 터져나오는 등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GS25 제공]

[사진=GS25 제공]

기업 바깥에서도 MZ세대의 활발한 의견 개진이 포착된다. 편의점 GS25의 포스터 속 집게손가락 모양에서 촉발된 '남성 혐오 논란'이 대표적이다. GS25에서 시작된 '남혐 논란'은 다수 기업으로 확산하면서 일부 남성 MZ세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조짐까지 나타났다.

GS리테일(33,600 -0.74%)이 예전에 제작한 'GS25 WEEK' 홍보물에 남혐 요소가 포함됐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 패션 플랫폼 무신사,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등의 홍보물과 모델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불매운동 우려가 높아지자 이들 회사는 남혐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라면서 관련 홍보물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리는 등 대응했다.

GS리테일은 이달 1일부로 GS25 남혐 논란의 시발점이 된 이벤트 포스터 관련 임직원에 대해 징계 인사를 결정했다. 포스터를 제작한 디자이너는 징계를 받았고, 담당 마케팅팀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불편 안 참는 MZ세대…공정·소통 중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산업계 안팎에서는 이같은 현상은 단순한 '세대 차이'뿐 아니라 경제 저성장기와 급속한 사회변화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MZ세대는 (경제) 저성장기에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사회인이 된 세대다. 정보기술(IT) 발전과 함께 성장해 IT 활용에 능하다. 조직화를 통해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될 수 있는 SNS 등 무기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공정과 소통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에 더해 SNS 등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발전이 이들의 목소리를 한층 키웠다는 분석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장한 20~30대의 가장 큰 특징은 자기 주도적이자 공정성을 중시한다는 점"이라며 "MZ세대는 '공짜 점심'을 바라는 게 아니라 본인이 생각하기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경향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MZ세대의 특징과 행동방식에 미흡하게 대처하면 언제든 논란이 일 수 있어 기업의 적극적인 리스크(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재섭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온라인이 일상화되고 소통이 중요해진 시대가 됐다. 개인이 의견을 치열하게 내세우기 때문에 이슈와 관련해 다방면에서 충돌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도 "과거에는 없었던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내부 단속뿐 아니라 기업이 다양한 가치에 대한 공통 입장을 정리해 조직원에게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정민/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