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로 뒤덮인 와퍼?…"65살 와퍼의 변신 '리얼'이 핵심"
버거킹의 '와퍼'는 맥도날드의 '빅맥'과 함께 반 세기 넘게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계를 이끌어온 메뉴다. 1957년 미국에서 100% 순소고기 패티를 직화 방식으로 구워낸 '불맛 버거'로 인기를 끌었다. 65년이 지난 현재 와퍼는 100여개국 1만8800개 매장에서 판매되는 장수 식품이다.

불맛을 강조해온 와퍼는 올해를 대대적인 변화의 해로 삼았다. 와퍼 버거에 향료, 색소, 보존료를 모두 뺀 '리얼 와퍼' 캠페인을 글로벌로 본격 확대했다. 지난 달 100% 식물성 패티로 만든 '플랜트 와퍼'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기도 했다. 가성비와 빠른 서비스를 핵심 가치로 성장해온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버거킹은 그 반대로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내걸었다.

버거킹 매트 루빈 APC 마케팅 총괄
버거킹 매트 루빈 APC 마케팅 총괄
버거킹의 아시아태평양(APAC) 마케팅 총괄을 맡고 있는 매트 루빈(사진) CMO는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팬데믹은 외식업계의 디지털 전환은 물론 안전한 식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며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권력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하는 브랜드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거킹은 독창적 마케팅으로 국내외에서 화제를 몰고 다닌다. 지난해에는 미국 버거킹은 와퍼 버거가 곰팡이로 뒤덮인 광고를 내놨다. 34일간 버거가 썩어가는 모습을 촬영한 45초 분량의 영상. 향미증진제(MSG)와 고과당 콘시럽을 완전히 퇴출하고 인공색소와 향미료, 방부제가 들어간 식품 성분을 전체의 10% 미만으로 줄이겠다는 의지를 알렸다.

곰팡이로 뒤덮인 와퍼?…"65살 와퍼의 변신 '리얼'이 핵심"
맥도날드 매장 근처에 가면 앱으로 버거킹 위치를 알리는 '와퍼 디투어'도 디지털 기반의 톡톡 튀는 마케팅으로 주목 받았다. 국내에서는 반려동물 간식용 와퍼인 '독퍼' 증정 이벤트와 하루 종일 4900원에 버거를 제공하는 '사딸라 마케팅', SNS에 버거킹을 소재로 그림을 그려 올리는 '버거킹 드로잉의 달인' 등이 화제였다. 이 같은 마케팅의 성공으로 버거킹은 지난해 매장 400개를 돌파했다.

한국 시장은 버거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가장 주목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아시아 시장의 기준이 되는 국가다. 루빈 CMO는 "한국 소비자들은 디지털 마케팅에 가장 민감하고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면서 "3400개 아시아 매장 중 406개 매장을 운영하는 한국의 소비 트렌드를 다른 나라 마케터들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매장 중 364곳이 배달 매장으로 운영되고, 무인 주문 키오스크 도입률은 94.3%에 달한다. 드라이브스루, 무인 주문 시스템, 모바일 주문인 킹오더 등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기도 하다. 그는 "디지털을 가장 잘 활용하는 한국인들은 트렌드 민감도도 그만큼 높다"면서 "지난 1월부터 버거킹 와퍼에 들어가는 모든 원료를 대상으로 53개 품목에 향료, 색소, 보존제와 첨가제 성분을 없애거나 낮췄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