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매출과 자산, 부채 등이 빼곡히 기록된 재무제표. 앞으로 여기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가 추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회계 표준인 ‘IFRS’를 제정한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ESG 지표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19일 회계학계에 따르면 IASB는 최근 대형 회계법인과 학회 등에 SSB(지속가능성 표준위원회) 설립과 관련한 의향서를 보냈다. 올해 상반기 새로운 단체인 SSB를 출범시켜 새로운 ESG 회계 표준을 제정한다는 것이 골자다.

IASB는 세계 회계 기준인 IFRS를 제정한 국제 회계단체다. 한국 기업들도 2011년부터 IFRS에 따라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있다. 회계학계는 IASB의 제안을 반대할 곳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계법인과 학계의 영역을 넓힐 수 있어서다. 이미 영국의 옥스퍼드대는 SSB 설립을 돕겠다는 답변서를 IASB의 하위조직인 IFRS파운데이션 측에 전달했다. 국내에선 삼정회계법인이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새로운 ESG 감사 방안을 준비 중이다. 기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감사보다 정량정보 기준을 높이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자율적으로 공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해 ESG 관련 정보를 공개했다. 유엔환경계획(UNEP) 산하 자문기구이자 비영리단체(NGO)인 글로벌리포팅이니셔티브(GRI)와 미국의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의 표준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자체적인 기준으로 보고서를 작성한 곳도 적지 않았다. 기준이 제각각이다 보니 같은 기업들의 ESG 성과를 비교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IASB는 SSB의 기준이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 글로벌 기업의 ESG 점수 비교가 용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공시 의무가 없었던 온실가스 감축, 노사관계 등 민감한 정보를 올려야 해서다. 경쟁사와 동일선상에서 ESG 점수를 비교당한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앞으로는 자체 검사 등으로 ESG 정보를 꾸며내는 게 불가능해진다”며 “미리 사업장 환경기준을 높이는 등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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