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단위 단체협상' 조건도 제시
이동걸 "쌍용차 노조, 흑자 때까지 파업 않겠다는 각서 써야 지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이 12일 “쌍용자동차에 추가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노조가 단체협상 기한을 1년 단위에서 3년 단위로 늘려주고, 흑자가 나기 전까지 쟁의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두 가지 조건을 담아 각서를 써줘야 한다”고 말했다. 산은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에서 고용 안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산은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KDB생명 매각가 2000억원이 적정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 회장은 이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화상으로 열고 “쌍용차 사업성 평가와 더불어 노조의 (쟁의행위를 제한하겠다는) 두 가지 조건이 없으면 단 돈 1원도 지원하지 않겠다”며 “전제조건이니 명심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잠재적 투자자와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며 “노조의 약속을 기반으로 새로운 투자자가 사업계획을 짜오면 검토해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지난해 12월 노동조합법이 바뀌면서 최대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났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 중에 있는 기업들이 파업을 하고 생산차질을 빚는 자해행위를 많이 해왔다”며 “정부와 산은을 협박해 뭔가를 해보자는 시도는 앞으로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쌍용차 노사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며 지원을 해줬는데 좋은 결실을 못 맺으면 끝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은이 기업 구조조정을 할 때 고용을 강조해야 한다는 정치권 의견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고용의무 조항이 산은법에 담기면 미시적이고 단기적인 시각에서 국민의 돈을 투입해야 한다”며 “결국 국유화의 길을 밟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임직원의 고통 분담은 필수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KDB생명을 헐값에 팔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고 하더라도 지금 매각을 못하면 돈을 더 받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생명보험업계를 어렵게 하는) 저금리 기조 등을 고려할 때 헐값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박종서/김일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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