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34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 24기를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로 대체하기로 했지만, 이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폭은 작년 발전 분야 배출량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LNG발전도 화석연료를 태우는 방식이라 석탄발전보다는 적지만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기는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16일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관련 기업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 등 한국전력 5개 발전자회사의 LNG발전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1072만t이었다. 1㎿h의 전력을 생산할 때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을 뜻하는 ‘온실가스 배출계수’는 평균 0.42t이었다. 이는 이들 발전자회사가 석탄발전을 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계수(평균 0.87t)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공개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초안)에서 2034년까지 폐지되는 석탄발전소 30기 중 24기를 LNG발전소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발전용량 기준으론 12.7GW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및 배출계수를 활용해 계산하면 이런 석탄발전소의 LNG발전 전환을 통해 감축되는 온실가스양은 연 1131만t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전력과 열을 생산할 때 나온 온실가스 배출량(2억5000만t)의 4.5%에 불과하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2050 탄소중립’을 위해 요구되는 중간 목표(작년 대비 2030년까지 1억6680만t 감축) 대비로도 14.7% 수준에 머문다.

여기에 정부는 향후 1GW에 해당하는 LNG발전소를 지을 계획이다. 발전량이 들쭉날쭉한 태양광·풍력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새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도 연간 80만t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LNG발전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싼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LNG발전 비용은 지난해 기준 ㎾h당 118.66원으로 원전(58.31원/㎾h), 석탄(86.03/㎾h)보다 훨씬 높았다.

전문가들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탄소 배출량이 ‘0’에 가까운 원전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가 연 토론회에서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의 핵심 수단으로 원전을 지목하고 있다”며 “원자력 강국인 한국이 탈원전을 하면서 LNG발전소를 짓겠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도 “탄소중립을 한다면서 원전을 줄이고 LNG발전소를 짓는다는 건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