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지난 3월 폭발 사고로 가동을 멈췄던 충남 서산 대산공장 설비를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대산공장 나프타분해설비(NCC)에 원료인 나프타를 투입하고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에틸렌, 부타디엔(BD), 방향족(BTX), 스티렌모노머(SM) 등 폭발 사고로 훼손된 설비 대부분에서 시험 운전이 이뤄졌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이달 안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조만간 100%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선 지난 3월 에틸렌, 프로필렌 제조를 위한 나프타 분해 공정 중 압축 공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회사 직원과 마을 주민 등 약 100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복구도 난항을 겪었다. 해외에 있는 설비 관련 엔지니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유롭게 입국하지 못한 탓이었다. 그 사이 롯데케미칼은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이 공장에서 전혀 생산하지 못했다. 기초유분이 원재료인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폴리프로필렌(PP) 등 다운스트림 설비 가동을 위해 다른 화학 공장에서 기초유분을 구매해야 했다.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면 롯데케미칼은 원재료 구매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간 약 4000억원의 원재료 구매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품 가격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어 재가동 시기도 나쁘지 않다. NCC업체의 영업 마진은 작년 4분기 t당 296달러에서 이달 첫째주 543달러로 급상승했다. 롯데케미칼이 대산공장을 본격 가동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