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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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주요기관들이 내년 달러 약세를 내다보고 있는 가운데 동부증권에서 달러 강세론을 주장하고 나서서 주목된다. DB금융투자는 내년 미국의 경기 회복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두드러질 것이고 미 행정부가 재정 씀씀이를 예상보다 조일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달러 가치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23일 발표한 '2021년 외환(FX)스와프' 보고서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문 연구원의 달러 강세 주장은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과는 배치되는 주장이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경기 부양을 위해 더욱 많은 달러를 풀면서 달러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많다.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도 지난 10월 기고문에서 미 재정적자와 미 경상수지 적자 등 이른바 '쌍둥이 적자' 심화로 내년 말까지 달러 가치가 35%가량 폭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당선으로 미국이 다자주의로의 복귀를 꾀하면서 세계 교역량이 불어나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아시아 경제도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도 많았다. 내년 달러 약세, 신흥국 통화 강세 전망을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문 연구원은 이에 대해 "2021년 각국은 '재정 매파'(재정 긴축 선호론자)가 득세할 것"이라며 "미국이 재정지출을 줄이고 달러가 전 세계로 풀리는 과정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백신 도입은 재정 매파의 명분을 뒷받침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내년 성장률 회복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것도 달러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문 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회복속도가 느릴 것이고 그만큼 재화 소비는 줄고 서비스 소비는 늘어날 것"이라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수출증가세는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달러약세를 전망하고 아시아 시장에 몰렸던 글로벌 투자금 이탈이 본격화하면서 아시아 통화의 약세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