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중국사회과학원 기업사회책임(CSR) 연구센터가 발표한 '2020 중국 기업사회책임 발전지수 평가'에서 5년 연속으로 자동차기업 부문 1위에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중국사회과학원 기업사회책임 연구센터의 발전지수는 중국 내 가장 권위 있고 영향력 있는 CSR 평가지수다. 연구센터는 기업의 매출, 브랜드, 영향력 등을 고려해 중국 내 300개 기업(국유 100개, 민영 100개, 외자 100개)을 선정하고, 이 기업들의 시장·환경·사회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매년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현대차그룹은 2016년부터 5년 연속으로 자동차기업 중 1위와 외자기업 2위를 차지했다. 전체 기업 순위에서도 작년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퍼지는 상황 속에서 신속한 지원과 함께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시행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앞서 현대차그룹은 1월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피해 지역 주민들의 회복을 돕기 위해 한국기업 중에서 가장 먼저 지원을 결정했다. 지난 7월 낙후지역 학생들에게 교보재 및 장학금을 지원하는 '꿈의 교실' 사업을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했고 9월에는 현대모터스튜디오 베이징에서 뇌성마비아동 그림전을 개최하고 모금활동을 지원했다.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의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현대차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이번 거래는 최대 10억달러(약 1조1350억원) 규모로, 현대차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배권을 넘기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협상이 중간에 깨질 가능성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현대차 관계자는 "언제나 다양한 전략적 투자와 제휴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분사해 1992년 설립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13년 구글에 인수됐다가 2017년 7월 소프트뱅크에 팔렸다.보스턴다이내믹스는 4족 로봇 ‘스팟’으로 유명한 업체다. 스팟은 키 84㎝, 무게 25㎏의 네 발 로봇이다. 네 다리로 계단을 자유자재로 오르내리기도 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해부터 스팟을 임대 방식으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공급해 왔다.한번 충전에 90분간 작동할 수 있고, 화물 탑재 능력은 최대 14kg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위해 스팟을 활용하기도 했다.스팟은 건설 현장부터 원격의료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상업성을 높이기 위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스팟에 여러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우선 스팟에 사람의 손처럼 쓸 수 있는 팔을 제공해 문을 열고 물건을 집는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내년 초에 관련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스팟의 팔은 단순한 하드웨어 이상"이라며 "직관적인 사용자환경(UI)을 갖추고, 태블릿 등을 통해 동작이 제어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팟은 현재까지 출시된 4족 보행 로봇 중에 자타공인 최고 수준 제품으로 꼽힌다. 지난해 9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이 제품을 유튜브 등을 통해 처음 공개했을 때 한마리 스팟이 문을 열어주고 다른 스팟을 들여보내는 등 실제 동물과 같은 움직임 때문에 화제가 됐다. 댓글에는 "섬찟하다. 마치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을 보는 것 같다"거나 "눈에서 빨간 빛을 내면 무서울 것"이라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또 스스로 충전할 수 있는 '도크'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 로봇청소기 '룸바'처럼 스팟은 특별한 지시가 없어도 알아서 도크로 돌아와 재충전을 하게 된다. 석유 굴착이나 방사선 위험 구역 등과 같은 환경에서 유용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최근 롭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를 인용해 지난 9월 이래 스팟이 260대가량 판매됐다고 전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앞서 올해 6월 스팟을 7만5000달러(약 8500만원)에 기업 등을 대상으로 판매한다고 발표했다.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현대자동차가 화물 운송용 무인항공기시장에 뛰어든다. 2028년 사람을 싣고 도심을 오가는 개인용 비행체(PAV)를 상용화하기 2년 전인 2026년 무인 화물항공기(카고 UAS)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PAV와 카고 UAS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의 양대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UAM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이 직접 지휘하는 사업이다.현대차는 2026년까지 화물을 운송하는 무인항공기를 개발하겠다고 8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오는 22일까지 기체 설계, 시험, 인증, 제작, 제어, 항공전자 등 분야 국내 업체의 개발 참여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조만간 사전정보요청서(RFI)를 배포하고, 참여를 신청한 업체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명회를 연다. 현대차 관계자는 “함께할 기술업체를 찾는 건 개발을 위한 첫 번째 단계”라며 “내년 상반기에 어떤 기술을 적용할지 등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현대차의 화물 운송용 무인항공기는 날개가 없는 기존 소형 화물 운송용 드론과 다른 모습으로 제작된다. 중형급 화물을 수송하기 위해서는 비행기에 날개가 있는 고정익 형태의 무인항공기 형태가 필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도심에서 이동할 수 있도록 수직 이착륙 방식을 채택한다.회사 관계자는 “카고 UAS를 먼저 선보여 PAV 생산기술 노하우를 빠르게 축적하고, UAM 관련 산업 생태계도 조기에 구축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화물 운송용 무인항공기를 통해 기존 물류 인프라의 빈 공간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형 화물을 육상 또는 수상 운송보다 빠르게 다른 도시로 옮길 수 있고, 항공 운송의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현대차는 지난해 9월 UAM사업에 진출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PAV 콘셉트(S-A1)를 공개했다.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이 탑승할 수 있는 형태다. 기체 길이는 10.7m, 좌우 폭은 15m다. 수직으로 이착륙하기 때문에 활주로가 필요없고,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최대 100㎞를 비행할 수 있고, 최고 속력은 시속 290㎞다. 현대차는 2028년 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정 회장은 UAM 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 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UAM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직원들에게 “미래 현대차 사업 비중 30%는 UAM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단순히 자동차를 제조하는 회사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를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업계에서는 도심항공 분야가 친환경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와 함께 미래 자동차업계의 격전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 외에도 일본 도요타와 미국 제너럴모터스, 독일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 중국 지리자동차 등이 UAM사업에 직간접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자동차회사 외에 항공사, 중공업업체, 차량공유기업 등도 경쟁에 나섰다.산업계 관계자는 “UAM 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잡을지 아직 결정되지 않아 선점 여부가 중요하다”며 “대량 생산 체제가 구축된 자동차업체들이 치고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까지 UAM 시장 규모가 1조5000억달러(약 1700조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