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형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을 20일 발행했다. 국내 금융지주 중 원화 표시 ESG 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금융, 5천억 원화 ESG 채권 발행
ESG 채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등에 사용되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KB금융은 당초 3000억원 정도를 계획했으나 최종적으로 발행 규모를 5000억원으로 늘렸다. 증권사·보험사·공제회 등 다양한 투자자가 모집 예정 금액의 2.8배인 8540억원을 응찰한 데 따른 조치라는 설명이다. 그만큼 금융회사의 ESG 채권에 대한 수요가 많았던 셈이다. 발행 금리는 만기별로 연 3.0~3.28%가 적용된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ESG 채권은 국내 금융지주사로서는 처음 발행하는 원화 ESG 채권”이라며 “친환경,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에 대한 KB금융의 의지를 높게 평가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종자본증권 형태로 발행되기 때문에 그룹의 자본 적정성도 개선될 것으로 지주 측은 예상하고 있다.

KB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ESG 채권을 가장 활발하게 발행해 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9억5000만달러 규모의 ESG 채권(달러 표시)을 발행했다. 이어 올해 5억유로 규모의 유로화 ESG 채권 발행에도 성공했다. 이번에 KB금융이 원화 표시 ESG 채권까지 발행하면서 친환경 투자 업계에서 위상이 더 높아졌다는 평가다.

KB금융은 올해 국내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ESG위원회를 구성했다. 구체적인 목표는 △투자·대출 시 ESG 요소 반영 △온실가스 감축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가 기업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 △녹색 금융 상품 출시 △신재생에너지 투자 등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