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사회적 책임 다해야 롱런"…기업 생존 키워드 된 'ESG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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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성과가 기업 평가 '필수 잣대'로
기업들 전담조직 만들어 적극 대응
코로나 이후 펀드자산 40조달러로 급증
기업들 전담조직 만들어 적극 대응
코로나 이후 펀드자산 40조달러로 급증
효성그룹 화학섬유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리젠’이다. 버려진 플라스틱 페트병에서 만든 폴리에스테르 원사 제품이다. 효성티앤씨는 2000년대 중반부터 리젠을 생산해왔다. 초기에는 사업이 지속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제조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품질은 기존 제품보다 떨어진다. 불량률도 높다. 하지만 갈수록 리젠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기존 폴리에스테르 원사 대비 약 1.5배 높은 가격으로 팔 수 있을 정도다. 스웨덴 의류 브랜드 H&M과 독일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 등 글로벌 회사들이 친환경 소재 사용을 늘리겠다고 나서면서다. 효성티앤씨의 폴리에스테르 원사 매출에서 재활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0.5%에서 올 상반기 3.1%로 급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ESG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글로벌 ESG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40조5000억달러(약 4경6500조원)에 달한다.
ESG 전담조직을 만드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이은주 인하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의 정보는 금세 SNS를 이용하는 소비자를 통해 퍼지게 된다”며 “ESG는 이제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동시에 협력사와의 상생 경영, 주주 친화 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발표한 ‘2025 전략’에서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 연간 판매량을 11만 대로 늘리기로 했다. 이어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는 유엔개발계획(UNDP)과 손잡고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 조성에도 나섰다. 지난 9월 UNDP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솔루션 창출과 현실화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고 ‘포 투모로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SK는 경영자들이 각 계열사를 통해 얼마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는지 측정하고, 핵심성과지표(KPI)에 넣어 관리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 이상의 공감과 감수성을 더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새로운 규칙”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의 경영 활동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지속 가능하기 힘들다는 것이 최 회장의 판단이다.
LG는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의인상을 제정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외부에서도 LG의 ESG 활동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협회가 발표한 ‘2020 글로벌 지속가능리더 100’으로 선정됐고, 간판 계열사 LG전자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뽑은 100대 세계 지속가능경영 기업 가운데 6위에 올랐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SG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기업들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꼼꼼하게 살피기 시작했다. 비용 절감과 효율을 최우선 가치로 두던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산업계에서는 이를 ‘ESG 경영’이라 부른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한다.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선택’이었다면 ESG는 ‘필수’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요 국가들이 ESG를 기업 평가의 척도로 삼으면서 새로운 무역장벽이 되는 추세다. ESG 경영 성과가 기업의 생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유럽연합(EU)은 내년 3월부터 역내 모든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ESG 관련 공시를 의무화한다. EU 역내에서 활동하는 역외 금융사도 포함된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ESG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글로벌 ESG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40조5000억달러(약 4경6500조원)에 달한다.
ESG 전담조직을 만드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이은주 인하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의 정보는 금세 SNS를 이용하는 소비자를 통해 퍼지게 된다”며 “ESG는 이제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늘리는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매년 7월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분량을 매년 늘리고 있다. 2008년 73쪽이던 게 올해 136쪽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매년 지속가능경영을 펼치기 위해 주요 사업과제를 선정한다.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 ESG평가기관, 투자기관 등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적극 수렴한다. 단순히 보고서에만 공을 들이는 건 아니다. 각 사업부의 환경·사회공헌 활동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2017년 4700억원이었던 나눔경영 예산은 지난해 5300억원으로 증가했다.현대·기아자동차는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동시에 협력사와의 상생 경영, 주주 친화 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발표한 ‘2025 전략’에서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 연간 판매량을 11만 대로 늘리기로 했다. 이어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는 유엔개발계획(UNDP)과 손잡고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 조성에도 나섰다. 지난 9월 UNDP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솔루션 창출과 현실화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고 ‘포 투모로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SK는 경영자들이 각 계열사를 통해 얼마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는지 측정하고, 핵심성과지표(KPI)에 넣어 관리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 이상의 공감과 감수성을 더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새로운 규칙”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의 경영 활동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면,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지속 가능하기 힘들다는 것이 최 회장의 판단이다.
LG는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의인상을 제정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외부에서도 LG의 ESG 활동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협회가 발표한 ‘2020 글로벌 지속가능리더 100’으로 선정됐고, 간판 계열사 LG전자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뽑은 100대 세계 지속가능경영 기업 가운데 6위에 올랐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