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보의 딥데이터]
축산물 가격 분석

한우 등심 전년 대비 17%↑
추석 귀성 자제, 김영란법 완화 등 효과
해외여행 감소 및 과일 가격 상승도 영향
4분기부터 공급 증가에 가격 하락 본격화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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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한우값이 5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 6월 재난지원금 효과로 1kg 당 10만원선을 첫 돌파한 한우값은 최근 '비대면' 추석맞이 고가 선물 수요 확대와 청탁금지법 일시 완화 등 영향으로 최고가 릴레이다. 다만 추석 이후에는 공급 확대로 가격 조정이 전망된다.

30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5일 한우 등심 1kg 소비자 가격은 지난해 9월 6일(추석 전 주 금요일) 보다 17% 오른 10만4894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3월 이후 9만원대 가격을 이어가던 한우 소비자가는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에 힘입어 6월 3일 10만29원으로 10만원선을 최초 돌파한데 이어 7월 1일에도 10만2517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우값은 재난지원급 효과가 떨어진 8월 말 이후부터 다시 10만원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추석을 앞두고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 명절 전 주인 21일부터 25일까지는 5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10만5000원선까지 근접했다.
귀성 자제·김영란법 완화·해외여행↓ 등 영향
한우 등심 소비자가격. 명절을 앞두고 한우값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한우 등심 소비자가격. 명절을 앞두고 한우값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최근 한우 최고가 릴레이는 코로나19로 발생한 복합적인 요인들이 한우값 수요를 급등시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먼저 방역당국이 '추석 특별방역기간'을 지정하면서 연휴 기간 귀성을 자제하는 대신, 고가 선물을 구입하는 사람이 많아진 데다 추석 기간 동안 집콕족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68%가 추석 연휴 기간 '함께 살지 않는 가족이나 친지를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정부가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 진작을 위해 청탁금지법(김영란법)상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을 상향한 것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공직자 등이 받을 수 있는 농축수산물 및 가공품 선물 상한선을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한우가 올해 추석 선물세트 1위를 탈환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도 "한우 인기가 많아지면서 소한마리 잡는데 가격이 이전보다 크게 늘어서 한우값이 많이 높아졌는데도 선물용, 구이용을 가리지 않고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여행이 감소하고 과일 가격이 오른 것도 한우값 폭등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농업관측본부는 추석 성수기에 수요 급증 이유에 대해 "해외 여행 감소로 국내 수요가 증가하고 과일 가격 상승으로 선물세트 대체효과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 증가에 4분기 한우값 하락 전망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에서 한우 세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22.6%로 가장 컸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에서 한우 세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22.6%로 가장 컸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 강모씨는 "한우값 상한제가 필요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올해 한우값은 비싸지고 있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명절마다 내려가 한우를 사서 부모님과 같이 먹었다"며 "이렇게 계속 오르면 어쩌다 뵈는 부모님과 한우 한번 먹기 힘들어지는 것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석 이후로는 한우값 하락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공급이 늘면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4분기 한우 도축 마릿수는 21만6000마리로 전년 대비 18.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농업관측본부는 "가임암소 증가로 송아지 생산이 늘어 2023년까지 도축 마릿수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공급 증가로 도매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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