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위반 단속을 올해 말까지 3개월 미뤘지만 중소기업계는 1년 이상의 유예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법이 당장 시행되면 중소기업의 절반가량은 이를 지킬 여력이 없고, 이를 지키기 위해선 기업 한 곳당 평균 3790만원의 시설 설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화학물질 취급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를 20일 내놨다. 정기검사 유예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전체 기업의 80.3%를 차지했다. 화관법 정기검사를 당장 시행하면 이를 지키지 못해 범법자가 될 우려가 있는 중소기업은 48.3%에 달했다.

이들에 필요한 추가 유예기간으로는 ‘1년’(39.0%)이 가장 많았고, ‘2년 이상’(29.0%), ‘6개월’(13.3%), ‘2년 미만’(12.9%) 순으로 나타났다. 화관법 준수가 불가능한 이유로는 설비투자에 대한 비용 부담(49.7%), 대응 인력 부족(27.6%), 물리적으로 이행 불가능한 기준(18.6%) 등이 꼽혔다.

시설 설치비용은 평균 379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 40명 이상 업체의 경우 네 곳 중 한 곳(24.4%)은 1억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단조업체는 전체의 50%, 염료안료업체는 30%가 1억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