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 운항 재개와 증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입국하려는 국내 기업인과 교민 수요가 넘쳐나고 있어서다.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중국발(發) 환승 수요를 유치하려는 항공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기업인·교민 수요 늘어

中 항공노선 증편 총력戰…아시아나, 5개월 만에 청두 뜬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0일부터 인천∼청두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고 7일 발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운항을 중단한 지 5개월 만이다. 인천∼청두 노선은 주 1회로, 목요일 밤 출발해 다음날 새벽 청두에서 돌아오는 일정으로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의 한·중 노선은 인천∼창춘, 인천∼난징에 이어 총 3개 정기노선으로 확대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천~청두 운항 재개로 국내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은 11개로 늘어나게 됐다. 주당 1회 혹은 격주 1회씩 운항한다.

코로나19 사태 직전 중국 노선은 60여 개에 달했다. 지금은 그때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수요는 점차 늘고 있다는 게 항공사들 분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당장이라도 중국에 입국하려는 국내 기업인과 교민 수요는 많은데, 중국 항공당국의 운항 편수 규제로 항공편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총 좌석의 70~75% 정도만 예약받는 것도 공급이 달리는 또 다른 이유다. 이렇다 보니 중국발 항공권은 이달 말까지 예약이 꽉 차 표를 구할 수 없을 정도다. 온라인 암거래 시장에선 중국행 항공권(편도 기준)이 수백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및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운항을 늘리기 위해 중국 항공당국인 중국민용항공총국과 협의를 서두르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중국으로 들어오는 외국 항공사 운항을 노선당 주 1회로 제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내달부터 인천~톈진 노선을 격주 1회 운항에서 주 1회 운항으로 증편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중국 다른 도시를 잇는 노선을 재개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인천공항 환승객도 유치”

국내 항공사들은 중국발 환승 수요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1일부터 중국에서 출발한 승객이 미국·유럽 등 제3국으로 향할 때 무비자로 인천공항을 경유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국토부는 지난 2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중국 출발 승객의 인천공항 무비자 환승을 금지했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을 경유해 미국과 유럽으로 향하는 중국인들이 인천공항 대신 무비자가 가능한 일본과 홍콩의 공항과 싱가포르항공 캐세이퍼시픽항공 등 외국 항공사를 이용했다는 게 항공업계 설명이다.

미국과 중국 간 직항 항공편은 지난 2월부터 전면 중단됐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간 직항 항공편이 없어 한국을 경유해 미국으로 가려는 중국인이 많다”며 “환승 수요를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미국과 유럽에서 출발한 중국인들이 한국을 거쳐 중국으로 입국하는 경우도 많다.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공항의 환승률(국제선 승객 수 대비 환승객 비율)은 25.9%를 기록했다. 통상 환승률이 20%를 넘으면 국제허브공항으로 불린다. 개장 이후 매년 10% 중반대를 유지했던 인천공항의 환승률은 환승 수요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되면서 최근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