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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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 공기업 직원 A씨는 최근 떨어진 순환 재택근무 명령이 달갑지 않다. 집과 회사를 오갈 때마다 데스크톱 PC 본체를 들고 지하철에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A씨는 “그렇지 않아도 마스크를 하고 장시간 서서 이동해야 하는데 짐까지 무거워져 더욱 힘들다”며 “차라리 통근할 때가 편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금융권에도 재택근무 체제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보안 요건이 타 업권보다 강한 탓에 웃지 못할 해프닝도 일어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등 일부 금융공기업에서는 재택근무자 중 데스크톱 PC 본체나 무거운 자료를 출퇴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망 분리 예외 규정이 적용되지만 개인 PC로는 보안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얘기다.

업무용 PC에는 백신, 매체제어, 문서 보안 프로그램 등을 필수로 설치해야 한다. 자료 유출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PC는 악성코드가 설치되거나 계정이 탈취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 공기업 관계자는 “망분리 예외조치를 통해 시스템 원격 접속은 가능해졌지만 PC 보안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개인 노트북 사용이 가능하지만 절차상 불편함 때문에 데스크톱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월 코로나가 확산하자 망 분리 예외 조치를 허용했다. 금융사 임직원도 원격접속을 통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차원이다.

일부 기업은 자체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신보 관계자는 “직원들 편의를 고려해 재택근무용 노트북을 새로 구입하는 절차를 진행중”이라며 “직원들이 보안성이 확보된 환경에서 근무하며 금융지원을 차질없이 수행하도록 할 것”라고 강조했다.

정소람/박종서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