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금도 깎았다…쌍용차 살릴 2000억 지원을"
“이번 위기만 넘기면 쌍용차는 ‘SUV 명가’로 재도약할 수 있습니다.”

정일권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사진)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조도 임금 삭감에 동의했다”며 정부 지원을 호소했다. 그는 지난 3일 평택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내년부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와 중형 SUV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정부 지원금은 빚을 갚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차를 내놓기 위한 미래형 투자에 사용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기간산업안정기금 2000억원 지원과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산업은행 차입금(900억원) 상환 연장을 요청했다.

최고경영자(CEO)가 아니라 노조위원장이 직접 나선 이유에 대해선 “5000여 명의 쌍용차 근로자와 사내 협력사 근로자 1500명 등 6500개의 일자리를 사수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회사가 살아야 고용도 가능하다는 공감대가 노조원들 사이에 형성돼 있다”고 했다. 쌍용차 노조는 작년 임금 삭감에 합의해 올해 깎이는 연봉만 1인당 1800만~2000만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지난 4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했다. 2009년 ‘옥쇄파업’ 이후 11년 연속 임단협 무분규 합의 기록도 이어가고 있다.

정 위원장은 “그동안 숱한 생사의 기로를 넘어온 것처럼 이번에도 회사와 힘을 합해 보란듯이 다시 일어서겠다”며 “회사의 장기 성장을 위해 신규 자금을 투입할 의지가 있는 국내외 기업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