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7% 줄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계 경기 위축과 글로벌 수요 급감 탓이다. 다만 무역수지는 4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1개월 만에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반도체 수출 선전에다 저유가 영향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내용의 5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수출 석달째 내리막…반도체 선방에 무역수지는 흑자전환
5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7% 줄어든 348억6000만달러였다. 2018년 12월부터 올 1월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였던 수출은 올 2월(3.6%) 반짝 반등했다가 3월(-1.4%) 4월(-25.1%)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계 경기 위축과 글로벌 수요 급감, 전년 동기 대비 조업일수 부족(-1.5일)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자동차(-54.1%), 차부품(-66.7%), 섬유(-43.5%), 석유화학(-34.3%), 철강(-34.8%), 디스플레이(-29.7%), 무선통신(-22.2%), 가전(-37.0%) 등 주요 품목 수출이 줄줄이 감소세를 보였다. 그나마 반도체(7.1%), 컴퓨터(82.7%), 바이오·헬스(59.4%), 선박(35.9%)이 선전해 수출 감소 폭을 줄였다.

특히 반도체는 경기 하향 전망에도 18개월 만에 총수출과 하루평균 수출(14.5%)이 모두 플러스로 전환했다. 전 세계 소비 수요 감소로 스마트폰 부품용 수출은 부진했지만,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이 늘면서 서버 및 PC가 호조를 나타내 수출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으로의 수출이 29.3% 감소했다. 유럽연합(EU)은 25%,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은 30.2% 줄었다. 반면 대(對)중국 수출은 하루평균 4%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으로의 5월 수출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며 “미국 등 다른 국가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정상 수준으로 수출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입은 334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1% 급감했다. 2015년 9월(-21.8%)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저유가에 따른 원유, 석유제품 단가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4월에 비해 수입액이 약 35억달러 줄었는데, 이 중 가장 많이 감소한 품목은 원유(12억달러)였다. 반면 반도체 제조장비를 포함한 자본재 수입은 9.1%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4억4000만달러로 1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다. 4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가 예상되던 무역수지는 반도체 수출 증가로 지난달 29일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한국 경제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수출활력 제고 노력뿐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글로벌 교역환경에 맞는 새로운 산업 전략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달 초 국무총리 주재로 확대무역전략조정회의를 열어 수출기업들과 지역의 수출애로를 찾아내고 해소 방안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