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체들의 올 1분기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소비 확대로 택배 물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1분기는 택배 수요가 적은 비수기로 꼽히지만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렸다.

국내 택배시장 1위와 3위 업체인 CJ대한통운, 한진은 1분기 영업이익이 약 30%씩 증가했다. CJ대한통운은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3% 증가한 582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매출은 2조5154억원으로 3.4% 증가했다. 순이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해 114억원을 기록했다.

CJ대한통운의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은 50%(통합물류협회 자료 기준)다. CJ대한통운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말까지 물류시설에 대대적으로 투자했다. 전국 173곳 CJ 화물터미널에 택배를 지역별로 자동 분류해주는 ‘휠소터’를 설치해 택배 처리 능력을 대폭 강화했다. 덕분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택배 물량 폭증의 반사이익을 가장 많이 누렸다는 평가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1분기 신선·가공식품 등 먹거리와 생활필수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진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5283억원, 영업이익은 34.4% 늘어난 246억원이었다. 한진은 택배시장에서 점유율 3위(12%)를 기록하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국내 택배 물량이 늘어난 것이 실적 향상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2위 롯데글로벌로지스(점유율 14%)는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 쇼핑 증가로 인해 택배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택배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