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투자자들이 판매사인 하나은행이 내놓은 선제적 배상안에 불복해 소송에 나설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4일 이탈리아 펀드 투자자에게 가지급금을 내주거나 펀드 기준가에 상당하는 금액과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본지 4월 25일자 A8면 참조

'이탈리아 헬스케어' 투자자들, 하나銀의 '사적 화해' 거부하나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투자자들은 인터넷 카페와 비공개 채팅방을 개설해 금융감독원에 집단 민원을 제기하고 관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는 이탈리아 주정부가 병원에 지급할 의료비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사모펀드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3월부터 6개월간 총 9개 펀드를 통해 1188억원을 모았다. 투자자는 408명이었다. 하나은행은 최근 실사를 통해 각각의 펀드에서 42~61%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것을 발견하고 투자자에게 선제 배상안을 제시했다.

하나은행이 제시한 선택지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원금 50%를 받은 뒤 펀드 청산 시점에 추가로 정산받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은행이 배상금을 지급하고, 투자자로부터 펀드 수익증권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배상 비율은 현시점의 펀드 평가액에 개인별 투자 경험 유무, 펀드 가입액의 많고 적음 등을 감안해 산정한다. 가령 주부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는 5%를 더 배상해주고, 금융투자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는 10%를 덜 주는 방식이다.

투자자 다수는 이런 배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하나은행이 원금 전액을 돌려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나은행 PB센터에서 ‘이탈리아 정부가 펀드 기초자산인 채권 지급을 보증해 원금 손실 위험이 거의 없다’고 홍보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상은/김대훈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