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스윙 직원들이 눈 보호용 고글을 제작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오토스윙 직원들이 눈 보호용 고글을 제작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눈 보호구 제조 기업인 오토스윙은 지난달 보건복지부로부터 고글을 대량으로 긴급 제작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접하는 의료진과 구급대원들이 "고글이 부족하다"고 호소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생산량을 맞출 수 없다고 판단한 오토스윙은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직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긴급 파견된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전문가들은 고글을 손쉽게 조립할 수 있는 장비 등을 제작해 생산량을 월 3만개에서 26만개로 늘렸다. '나눔을 다시 나눠야겠다'고 다짐한 오토스윙 경영진은 최근 전국 소방본부에 고글 5000개, 대구광역시엔 고글 500개와 성금 5000만원을 기부했다.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관련 기술 노하우를 전수 받은 중소기업들이 마스크 등 코로나19 관련 구호 물품을 잇따라 기부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시작된 '자발적 나눔과 상생'이 산업계로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군산에서 친환경 손 세정제를 생산하는 엔제이컴퍼니도 나눔을 다시 나눈 기업이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엔제이컴퍼니는 지난달 코로나19로 손 세정제 수요가 급증하는데도 5000만원 상당 손 세정제 1만개를 중소기업중앙회에 기부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직원 2명이 월 5t 상당 손 세정제를 생산하는 '폐업 직전'의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지원으로 스마트공장을 구축했다. 월 생산량은 200t으로 급증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2월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세정제 주문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주남진 엔제이컴퍼니 대표는 "몇 달 전만 해도 삼성의 도움을 받아 운영하던 회사였는데, 지금은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엔제이컴퍼니 직원이 손 세정제를 제조 중이다.  /삼성전자 제공
엔제이컴퍼니 직원이 손 세정제를 제조 중이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전문가들의 지원으로 생산성을 높인 마스크 제조업체 화진산업도 지난 2월 말 공영쇼핑에 노마진 마스크 100만개를 기탁했다. 광주광역시, 전남 나주 등 지방자치단체에도 마스크 1만1000개를 전달했다. 화진산업은 삼성전자 지원으로 개선된 공정을 영상으로 제작해 다른 마스크 업체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이밖에 경기 화성에 있는 의료기기 제조업체 노블바이오도 지난 2월 화성시에 1100만원 상당 코로나19 검체 채취 수송배지 5000점을 기부했다.

산업계에선 대기업의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이 자발적으로 상생을 실천하는 것에 대해 상생의 낙수 효과, 나눔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중소기업의 코로나19 극복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