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희 톰스 대표가 자사 제품인 ‘쓰봉’을 소개하고 있다.  /톰스 제공
이문희 톰스 대표가 자사 제품인 ‘쓰봉’을 소개하고 있다. /톰스 제공
음식물쓰레기 처리는 고약한 냄새를 풍겨 누구나 기피하는 일이다. 친환경 음식물쓰레기 봉지 ‘쓰봉’은 봉지째 편하게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어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으로 선정됐다.

쓰봉은 순대나 소시지 등의 껍질 재료인 콜라겐으로 만든 음식물쓰레기 봉지다. 100% 천연 소재로 돼 있어 6개월 내 90% 이상 자연분해된다. 이문희 톰스 대표(사진)는 “쓰봉 소재로 생분해성 포장재 관련 유럽 표준(EN 13432) 인증을 받았다”며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성분이 전혀 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쓰봉을 완성한 것은 지난해 2월이다.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지저분한 찌꺼기가 손에 묻고 비닐봉지를 처리하는 작업에 불편을 느꼈던 그는 친환경 소재 봉지 개발에 뛰어들었다. 콜라겐 성분을 사용해 봉지를 만들었지만 콜라겐이 열에 약해 녹아버리는 바람에 봉지 밑단을 붙일 수 없는 난관에 봉착했다. 이때 충북대 융합기술원 전문 연구진의 자문을 거쳐 콜라겐을 녹이지 않으면서도 봉지를 붙이는 기술을 개발해 제품 개발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톰스, 자연분해되는 천연소재 봉투로 음식물쓰레기 봉지째 버리세요
2004년까지 그는 글로벌 육가공업체 카길에서 세일즈맨으로 활약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 창업을 꿈꾸다 2018년 창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톰스를 설립했다. 톰스가 처음 내놓은 제품은 흡연자를 위한 ‘담배·라이터 일체형 케이스’였다. 흡연자들이 라이터를 자주 잃어버리는 것에 착안해 개발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큰 손해를 본 뒤 다음으로 개발한 쓰봉이 결국 회사를 살렸다.

현재 쓰봉은 온라인 쇼핑몰 쿠팡을 비롯해 상거래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등에서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는 “최근 온라인 쇼핑을 하는 수요가 늘면서 쿠팡에서만 쓰봉이 하루 6000세트(세트당 15~20개) 이상 팔린다”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 생산물량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쓰봉 외에 생분해 싱크대 거름망인 ‘애기쓰봉’도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강원 원주시를 비롯해 경기 시흥·오산시, 세종시 등과 종량제 봉투 납품에 관한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 사업을 협의 중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