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미주·유럽 노선 운항을 대폭 줄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이다. 미주·유럽 노선은 이 회사의 지난해 여객 매출의 절반가량(48%)을 차지했을 정도로 ‘황금 노선’으로 통한다.

대한항공은 오는 9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인천~시애틀·라스베이거스·보스턴·댈러스 등 미국 4개 노선 운항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4일 공지했다. 로스앤젤레스(LA)·뉴욕·워싱턴DC를 포함해 캐나다 밴쿠버, 토론토 등 9개 노선도 주당 운항 횟수를 줄이기로 했다.

미주 노선에 이어 인천∼프랑크푸르트·프라하·로마·밀라노·바르셀로나·마드리드·이스탄불 등 7개 유럽 노선 역시 5일부터 다음달까지 운항하지 않는다. 인천~빈·런던 노선은 평소의 절반 이하로 운항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국발(發) 항공기에 대해 입국 제한이나 금지 조치를 내리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어 추가로 더 감편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주·유럽 노선 25개가 운항 중단 및 감편되면서 대한항공이 코로나19로 줄인 노선은 총 99개로 늘어났다. 아시아나항공도 인천~호놀룰루 노선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유럽 노선 8개 중 5개를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2월 한 달간 2000억원가량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