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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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전 세계에 '코리아 포비아'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발 입국 제한에 나선 국가는 95개국으로 늘면서 유엔 회원국의 절반에 달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4일 오후 10시 기준 한국발 입국을 금지하거나 절차를 강화한 국가·지역은 총 95곳이다. 전날 밤보다 4곳이 증가했다. 이는 유엔 회원국(193개국) 기준으로 전 세계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덴마크 방글라데시 부룬디 적도기니 코스타리카가 추가됐으며 라트비아는 제외됐다.

이로써 입국 전 14일 내 한국 등을 방문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는 총 40개국으로 증가했다. 여기엔 적도기니가 추가됐으며 짐바브웨 카타르는 격리에서 입국 금지로 조치를 격상했다.

사실상 인도도 이날부터 한국인 비자 발급을 잠정 중단했다. 사실상 금지 조치를 내린 셈이다. 싱가포르는 입국 금지 대상 지역을 대구·청도에 이어 한국 전역으로 확대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특히, 몰디브 일본 피지 필리핀 등 4개국은 대구·경북 등 일부 지역에서 온 여행자에 한해 입국 금지를 조치했다. 필리핀은 대구·경북 방문자의 입국 금지에 이어 자가격리 조치도 추가했다. 중남부 네그로스 전 지역에 입국하는 한국인이 대구 경북 비거주자, 입국 전 해당 지역을 방문하지 않았다는 내용 증명을 못 할 경우, 14일간 자가격리를 조치한 것이다.

이로써 입국 제한 국가는 총 55개국으로, 이 중 한국발 여행객을 격리 조치하는 방법으로 제한한 국가는 총 22개국이 됐다.

문제는 한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및 제한 조치를 내릴 국가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미 교통안전청(TSA)은 5일부터 한국과 북부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기를 운항하는 모든 항공사에 승객 탑승 전 발열 검사와 코로나19 증상 문진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시행한다. 이에 인천공항발 미국행 항공기 승객에 대해 탑승 전 발열 검사가 의무화되며, 38도 이상의 발열이 확인되면 탑승이 거부된다.

또 기존 조치를 강화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중국에선 산둥성 랴오닝성 지린성 등 16개 성·시가 한국발 항공기 탑승자를 14일간 자가 및 호텔에 격리하고 있다. 전날 제외됐던 베이징시는 다시 추가됐으며, 하이난성과 윈난성도 격리에 돌입했다.

말레이시아는 연방정부가 입국금지를 대구·청도에 한정했지만, 사라왁주와 사바주 등 일부 지방정부는 한국 전역에 적용하면서 조치를 강화했다.

외교부는 이미 조치를 내린 국가는 물론, 아직 입국제한을 하지 않는 국가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과도한 조치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이날 김건 외교부 차관보는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에릭 테오 주한싱가포르 대사를 초치해,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조속한 철회를 요청한 바 있다.

세계 각국의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는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