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는 골목식당에서 없어서는 안 될 메뉴다. 중국산 김치 1㎏의 가격은 800~900원 정도인 데 비해 국내산은 2800~2900원에 달한다. 대부분 식당에서 사용 중인 중국산 김치 가격이 오르면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들썩이는 중국산 김치…10㎏ 두달 새 1만원→1만5500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수입 물량이 줄면서 중국산 김치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21일 기준 중국산 김치 10㎏의 온라인 구매가는 1만5000~1만6000원 선이다. 지난해 말까지는 9500~1만500원 선에 판매됐다.

수입업자가 들여오는 단가도 올랐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당 494원이던 중국산 김치의 수입 단가는 지난달 589원으로 약 20% 올랐다.

메뉴 가격이 5000원 이내인 고시원 뷔페식당, 셀프 리필 식당과 같은 곳들이 당장 가격 압박을 받고 있다. 서울 노량진 고시학원 인근에서 뷔페식 식당을 운영하는 임모씨(54)는 “현재 식권 10장에 4만4000원을 받고 있는데 중국산 김치 가격이 올라 4만7000~4만8000원으로 인상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매장과 대형 급식 업체들은 소비자 이탈을 우려해 원재료 인상 부담을 메뉴 가격에 바로 전가하지 않고 있다. 대신 중국이 아니라 다른 수급처를 찾는 등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한 급식 업체 관계자는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한국 수출용 김치를 만드는 공장이 집중돼 있는데 춘제(중국의 설) 직후 이 지역 공장이 대부분 폐쇄되면서 평소보다 공급 가격이 15% 이상 비싸졌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3월까지는 기존 재고분으로 버티겠지만 장기화되면 대체상품을 찾거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국산 김치로 바꿔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채소류 가운데 당근은 중국산이 베트남산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중국 내 당근 세척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베트남산 수입량은 이달 들어 10일까지 864t에 달했다. 전년 동기 수입량 72t보다 12배 늘어난 것이다.

국제 식량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 10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밝힌 ‘세계식량가격지수’에 따르면 식용유 등 유지류, 설탕, 곡물, 유제품 가격이 상승했다. 유지류는 전월 164.7포인트보다 7% 오른 176.3포인트로 최근 3년 내 최고를 기록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