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주주 높은 주총 참석률 예상
한번 도입땐 '계속 유지'도 부담
조원태 회장측도 이사 추천 검토
한진그룹이 오는 3월 25일께로 예정된 지주사인 한진칼의 정기 주주총회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강성부펀드)·반도건설 ‘3자 연합’은 지난주 조 회장 측에 전자투표제 도입을 공식 요구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16일 “경영권 분쟁에 이목이 집중된 만큼 전자투표제가 없어도 주총 참석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시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전자투표제는 온라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소액주주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제도다. 주총 참석률이 지난해(77.17%)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 회장 측이 전자투표제 신설을 원치 않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경제계 관계자는 “전자투표제를 한 번 도입하면 계속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조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일반 주주와 대한항공 사우회 등으로부터 위임장을 확보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총에서 조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경영권 분쟁은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조 회장 측 지분율(33.45%)과 3자 연합의 지분율(32.06%) 차이는 1%포인트 남짓에 불과하다. 최근 한진칼 지분 1.5%를 추가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3자 연합이 3월 이후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진칼은 다음달 주총이 열리기 전 이사회를 열어 3자 연합의 주주제안을 정식 안건으로 채택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또 3자 연합이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을 주축으로 하는 사내·사외이사 후보 8명을 추천함에 따라 조 회장 측에서도 사내·사외이사 후보를 추가로 낼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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