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재 명예회장 "인생은 위기·실패 극복하는 과정"
“인생은 때로는 달고 때로는 쓴 법입니다. 당장은 성공처럼 보이지만 실패로 이어질 수도, 실패 역시 성공을 위한 과정일 수도 있죠. 나이가 적건 많건 삶의 굴곡에서 절대 포기하지 말길 바랍니다.”

국내 2위 부엌가구 업체 에넥스의 창업주 박유재 명예회장(86·사진)이 다음달 초 자서전 《팔전구기의 인생드라마-부뚜막에서 싱크대로, 세상을 바꾼 이야기》(대한민국CEO연구소)를 펴낸다. 그는 자서전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위기와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요약했다.

박 명예회장은 에넥스의 전신인 서일공업사를 1971년 설립, 국내 최초로 현대식 부엌가구 ‘오리표씽크’를 제조해 판매한 주인공이다. 1970년대 이전엔 밥을 짓거나 설거지를 할 때 허리를 잔뜩 쭈그리고 앉아야 했다. 박 명예회장은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물건을 가져갈 정도로 불티나게 팔렸다”며 “1970년대 아파트 건설 붐을 타고 10여 년간 호황을 누렸다”고 회고했다.

사업이 휘청일 때도 많았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 중 하나로 그는 2차 오일쇼크 때를 꼽았다. 공장 규모를 세 배나 키워 가동하려던 찰나 2차 오일쇼크 사태로 경기가 차갑게 식어버린 것. 과감하게 설비투자를 한 상황에서 제품이 팔리지 않자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박 명예회장은 “팔전구기의 정신으로 과감하게 꾸준히 연구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한 덕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980년대 악성 노사분규로 회사가 휘청이기도 했다. 그는 “회사명을 ‘에넥스’로 바꾸는 등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결심을 직원들에게 보여주자 직원들도 경영방침에 차츰 따라줬다”고 회상했다. 그는 “책을 통해 내 인생을 들여다보는 독자들이 넘어져도 몇 번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