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소니·샤프·TCL·콩가 등 8K TV 전시

"리얼 8K는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이 개막한 7일(현지시간) 소니의 전시부스를 지키던 관계자 에릭 게리도는 삼성, LG처럼 소니 TV가 협회로부터 8K 인증을 받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업계가 공통으로 인정할 만한 8K가 아직은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8K TV는 화소(픽셀) 수가 가로 기준으로 8천(k)개인 TV로, 화소 수는 3천317만개(7680×4320) 이상이다.

하지만 8K의 기준이 아직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아 CES 참가 기업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CES서 한·중·일 '8K TV 전쟁'…"진짜 8K는 없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8K 화질 선명도(CM) 기준에 대한 서로 다른 주장으로 논쟁이 벌어졌다.

그러다 최근 나란히 CES 주관사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의 8K 인증을 받으면서 논쟁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CES에서 새로운 8K TV를 들고나온 소니는 "8K 기술은 아직 스탠더드(표준)가 없다"며 "(영상 콘텐츠를 찍는) 카메라 제조업체 소니가 기준을 안 정했는데 어떻게 (후순위인) TV에 기준이 있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현재 8K TV 표준을 정하기엔 너무 이르며 'CTA 인증'도 글로벌업계가 공인하는 표준으로 인정하기 힘들다는 의미였다.

그러면서 "CTA의 인증을 받은 것도 메이저 TV는 2곳뿐인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게리도가 말한 메이저 TV 업체는 삼성전자와 LG전자다.
CES서 한·중·일 '8K TV 전쟁'…"진짜 8K는 없다"
중국 TCL도 8K 인증에 대해선 비슷한 반응이었다.

TCL 관계자는 "8K 인증을 받은 적도 인증을 받을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TCL은 올해 안에 QLED 8K TV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밖에 일본 샤프는 8K 방송을 위한 업스케일링 인공지능(AI) 기술을 전시했고, 창훙(長紅)과 하이센스, 콩카(康佳) 등도 8K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시장에서 CTA나 삼성이 주도하는 8K 협회의 인증 로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중 특히 콩가는 8K TV에 탑재된 퀄컴의 SoC(시스템온칩)을 별도로 전시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삼성전자 한종희 사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업체와 삼성전자 8K 화질이 차이 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업스케일링 AI 칩을 삼성 시스템LSI에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김현석 사장도 "8K 칩을 만들려면 최소 2년 이상은 걸리는데, 작년 초부터 시작했으면 내년에 나온다고 보는 것"이라며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2년 정도로 추정했다.
CES서 한·중·일 '8K TV 전쟁'…"진짜 8K는 없다"
하이센스의 경우 흑백화면의 2K 패널과 컬러 화면의 4K 패널을 겹쳐 만들어낸 8K TV를 선보였고, 창훙은 8K 사진 촬영 체험 공간을 마련해 시선을 끌었다.

한편 중국 TV 업체들 가운데 TCL과 하이센스는 나란히 '세로 TV'를 내놨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처음 공개한 라이프스타일 TV '더 세로'와 매우 유사하다.

다만 양사 모두 상용화 단계는 아니다.

TCL은 이 외에도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표방한 듯한 제품을 공개했으나 "마이크로 LED는 아직 상용화까지 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