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으로 불똥 튀는 인구쇼크
치킨집은 대한민국 베이비 붐 세대(1955~1963년생)가 ‘인생 이모작’으로 선택하는 대표 업종이다. 개인은 물론 국가도 국민의 ‘은퇴 이후 삶’을 고민하지 않은 결과다.

지난 8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566만2000명. 전체 취업자의 4분의 1이 자영업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0%포인트 높다. 퇴직자는 물론 적당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중장년층이 1990년대 이후 꾸준히 자영업에 뛰어든 영향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자영업 가구 빈곤실태 및 사회보장정책 현황 분석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 중 60세 이상 비중은 2013년 16.9%에서 22.7%로 상승했다. 직장에 다니면서 모아둔 돈과 용돈 수준의 연금만으로는 생계를 꾸리기 힘든 은퇴자들이 자영업으로 내몰린 결과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은퇴자가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 없이 무작정 자영업에 뛰어든다”며 “장사가 안 돼 그나마 모아둔 돈마저 까먹는 사례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이런 점을 들어 “은퇴자들의 잇따른 자영업 진출이 오히려 소득분배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도 지난 2분기 자영업자 중 60~64세 인구가 3년 전(2016년 2분기)에 비해 22.1% 늘어난 요인으로 베이비 부머의 은퇴를 꼽았다.

안 그래도 어려운 자영업자들은 저출산·고령화로 앞으로 더 힘든 ‘고난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갈수록 증가하는 은퇴자의 합류로 ‘공급’은 늘어나는데 소비 여력이 없는 고령자가 많아져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자영업 시장의 해법으로 일본의 ‘인생 100년 시대 구상회의’에 주목한다. 고령자 재고용을 촉진하고 ‘평생 현역’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확보하는 게 자영업 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일본은 정년 연장과 더불어 고령자를 채용하거나 고령자에 맞게 일터를 재정비하는 업체에 인센티브를 준다”며 “정부가 ‘고령자 고용추진 플래너’를 기업에 보내 직군별 컨설팅을 해주는 등 기업이 고령자를 고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라/정지은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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