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매각주관사로 선정된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매도자 실사를 마치고 30일 매각공고를 냈다.

'매각 4수생' KDB생명, 이번엔 팔릴까
산업은행은 다음달 글로벌 계리자문사 밀리만의 보험계약 가치평가가 나오면 이를 잠정적 하한선으로 삼아 입찰을 할 예정이다. 11월 초 예비입찰을 통해 투자의향서(LOI)를 받고, 적격 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발표한다.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내년 초 매각을 종료하는 것이 목표다.

산은은 2014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KDB생명을 매각하려 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엔 다르다”는 것이 산은 설명이다. 과거 매각을 추진할 때보다 회사 재무 상황이 개선됐고, 보험 계약의 질도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KDB생명의 세전 영업이익 규모는 2017년 -623억원에서 작년 64억원, 올 상반기 69억원으로 증가세다. 2010년대 중반까지 체결한 대규모 고금리 저축성 보험도 상당 부분 정리됐다. 금리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최고 연 7% 수준 금리를 보장하는 저축성 보험계약 존재는 큰 부담이었다. 지난 수년간 구조조정 기간을 거치면서 KDB생명은 저축성 보험을 거의 팔지 않았고, 만기가 다다른 소비자의 해지를 유도했다. 그 결과 지난 6월 말 기준 보장성 보험 비중이 80%를 넘어섰다. 업계 평균(22%)을 훨씬 웃돈다. 최저보증금리가 연 2~3% 수준인 변동금리형 계약 비중도 2016년 26%에서 상반기 말 56%로 상승했다.

보험사 건전성의 가장 중요한 지표로 꼽히는 지급여력비율(RBC)도 2016년 말 125.7%, 2017년 말 108.5%에서 작년 초 유상증자를 거쳐 올 6월 말 232.7%까지 상승했다.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 비중은 2016년 3.2%에서 상반기 말 8.0%까지 높였다. 한때 200여 개에 이르렀던 전국 지점 수를 60여 개로 대폭 줄여 비용도 절감했다. 산은 관계자는 “수년 내 이익 기준으로 업계 7위권 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