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L&C와 독일 레하우가 공동개발한 고급 창호 ‘레하우’를 시공한 모습.
현대L&C와 독일 레하우가 공동개발한 고급 창호 ‘레하우’를 시공한 모습.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 건자재업체 현대L&C가 고급 건자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럽 3대 폴리염화비닐(PVC) 창호업체인 독일의 레하우(REHAU)와 협업해 프리미엄 창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창호 가공·시공 기술을 교류하는 세미나를 연 데 이어 두 회사의 기술을 적용해 공동개발한 창호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품질과 기술력까지 잡는다

현대L&C는 레하우와 공동개발한 창호 신제품 ‘레하우 90 TT’를 지난 7월 선보였다.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레하우는 세계 50여 개국에 PVC 창호를 공급하고 있는 PVC 창호업체다. 연간 매출 규모는 약 3조6000억원에 달한다.

레하우 90 TT는 난간대를 없애 넓은 시야를 확보한 고정창(3개)과 ‘틸트 앤드 턴’ 방식을 적용한 환기창 2개가 복합적으로 사용된 창호 제품이다. 틸트 앤드 턴 방식의 환기창이라 창문을 여닫이 형태로 열고 닫거나 창을 15도 기울여 상부만 열어 사용할 수 있다.
현대L&C와 독일 레하우가 공동개발한 고급 창호 ‘레하우’를 시공한 모습.
현대L&C와 독일 레하우가 공동개발한 고급 창호 ‘레하우’를 시공한 모습.
국내 최초로 환기창에 전면 유리를 적용해 업계의 화제를 모았다. 일반 창호 제품은 창짝 프레임 사이에 유리를 끼워 넣는 방식을 주로 쓴다. 하지만 이번에 선보인 레하우 90 TT는 프레임까지 덮는 전면 유리를 적용해 개방감을 주도록 디자인했다.

이와 함께 55㎜ 삼중 유리를 사용해 단열성(에너지소비효율등급 1등급)을 높였다. 결로(이슬맺음) 방지 성능 평가에서도 동두천 등 경기도와 영월 등 강원도처럼 가장 추운 지역의 기준을 충족해 창호에 결로가 생기는 문제점을 보완했다.

회사 관계자는 “레하우는 건축물 에너지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독일에서도 창호 단열성 기술력이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레하우의 기술력과 채광을 중시하는 한국 주거 문화 특성을 결합해 국내 고급 주택과 고층 아파트에 적합한 창호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L&C와 독일 레하우가 공동개발한 고급 창호 ‘레하우’를 시공한 모습.
현대L&C와 독일 레하우가 공동개발한 고급 창호 ‘레하우’를 시공한 모습.
고급 창호 공동개발 나서

현대L&C는 2017년 레하우와 ‘PVC 창호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창호 가공·시공 노하우 및 정보 공유, 기술 협력을 통한 상품개발, 교육 및 품질검증 등에 대한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두 회사는 기존 제품들보다 조망을 강조한 자연환기창과 주방전용창, 입면분할창(창의 하부는 유리가 삽입된 고정 형태이며 상부는 슬라이딩 형태) 등 프리미엄 창호를 함께 개발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창짝에 필터가 있는 기존 자연환기창과는 달리 집진 필터가 창틀에 들어간 디자인으로 조망성을 확보한 ‘레하우 자연환기창’을 공동개발해 선보이기도 했다. 창문을 닫아도 외부 공기가 유입되고 집진 필터를 거쳐 내부에 공기를 투입시키는 자연환기 시스템을 탑재한 창호다. 집진 필터의 크기가 줄었지만 미세먼지 차단 기능은 기존 제품들과 비슷하다. 초미세먼지를 85%, 미세먼지를 95% 각각 차단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월엔 전략적 제휴의 하나로 중국 상하이 레하우 아시아 총괄지사에서 PVC 창호 가공·시공 기술교류 세미나를 열어 공동개발한 창호의 가공과 시공에 적용되는 기술 등을 공유했다. 이는 공동개발한 창호 제품이 공급되는 모든 건설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두 회사가 함께 만든 창호 제품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신축 예정인 프리미엄 아파트 등 고급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주거 형태가 더욱 고급화·고층화될 것으로 예상돼 프리미엄 창호 시장에서 레하우와 공동개발한 제품이 우수성을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가 공동개발한 창호는 과천 위버필드, 철산 센트럴 푸르지오, 청량리 한양 수자인 등 2021년 이후 입주 예정인 수도권 주요 고급단지에 적용됐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