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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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이 일본 노선을 축소하고 동남아시아, 중국 등 지역 노선 확충에 나섰다. 한·일 관계 악화에 따라 일본 여행 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추가적인 노선 정비에 나선 모습이다. 대형항공사(FSC)와 일본 노선 비중이 높은 저비용항공사(LCC)를 가리지 않고 새 노선 찾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오는 25일부터 10월 26일까지 부산~후쿠오카 노선 운항을 주 28회에서 14회로 감축한다. 주 14회 운항하는 부산~도쿄 노선 운항은 다음달 1일부터 10월 26일까지 주 7회로 반토막나게 됐다. 주 7회 운항하던 부산~나고야 노선도 주 3회로 줄었다.

일정 기간 운항하지 않기로 한 노선도 있다. 주 7회 운항하던 부산~삿포로 노선은 오는 24일부터 10월 26일까지 운항을 멈춘다. 주 21회 오가던 부산~오사카 노선도 오는 27일부터 10월 26일까지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대구발 일본 오사카, 삿포로, 도쿄, 기타큐슈 노선 운항도 다음달 1일부터 10월 26일까지 멈춘다.

앞서 대한항공도 부산~오사카, 제주~나리타, 제주~오사카 등일본 노선에 대해 운휴 또는 감편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추석 연휴가 끝나는 다음달 16일부로 부산~오사카 노선(주 14회)은 운휴에 들어간다. 11월 1일부터는 제주~나리타 노선(주 3회), 제주~오사카 노선(주 4회)도 쉬기로 했다.

또한 인천~고마츠 노선(주 3회), 인천~가고시마 노선(주 3회)의 경우 9월 29일부터 11월 16일까지, 인천~아사히카와 노선(주 5회) 노선은 9월 29일부터 10월 26일까지 운항을 중단한다.

감편하는 노선도 있다. 주 28회 운항하던 인천~오사카 노선과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10월 27일부터 11월 16일까지 각각 주 21회로 감편한다. 또한 9월 29일부터 11월 16일까지 주 7회 운항하던 인천~오키나와 노선은 주 4회로, 주 14회 운항하던 부산~나리타, 부산~후쿠오카 노선은 주 7회로 줄이기로 했다.

일본 수출규제 여파로 8개 국적 항공사가 감축한 일본 노선은 60개가 넘는 것으로 업계에선 추산하고 있다. 일부 항공사들은 추가 감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사들이 대신 공급을 늘리는 곳은 동남아와 중국 등이다. 다만 중국의 경우 신규 취항 제동 등이 겹쳐 제약이 있는 상황인 만큼 동남아에 보다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제주항공은 코타키나발루와 치앙마이, 가오슝 등에 대한 공급석을 늘리고, 세부에도 신규 취항하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다음달 1일부터 10월 26일까지 인천~코타키나발루, 다음달 9일부터 10월 26일까지 인천~마카오 노선을 각각 주4회씩 증편 운항하기로 했다. 인천~가오슝 노선은 다음달 1일부터 10월 20일까지 매주 1회, 인천~치앙마이 노선은 다음달 11일부터 29일까지 주2회 증편하기로 했다.

대구~세부 노선은 다음달 17일부터 주4회 일정으로 신규 취항한다. 노선 증편은 9월과 10월 예약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두 배 가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제주항공 측은 설명했다. 이달 20일 기준 제주항공의 동남아시아 노선 예약자 수는 9월 20만2500명, 10월 18만24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각각 37%, 96% 뛰었다.

대한항공은 동계 스케줄 시작에 맞춰 동남아·대양주·중국 노선에 투입하는 여객기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10월 27일부터 인천~클락 노선에 주 7회 신규 취항한다. 이와 함께 인천~다낭 노선에 주 7회를 추가 증편해 총 주 21회를 운항할 예정이다. 인천~치앙마이 노선과 인천~발리 노선도 주 4회를 늘려 총 주 11회를 오가게 된다. 대양주 노선인 인천~브리즈번 노선도 주 2회를 늘려 총 주 7회를 운영한다.

중국 노선도 신규 취항을 늘린다. 인천~장가계 노선에 주 3회, 인천~항저우 노선에 주 3회, 인천~난징 노선에 주 4회 각각 신규 취항을 추진 중이다. 또한 인천~북경 노선의 경우 주 3회 늘려 주 17회 운항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노선 조정은 정부 인가 조건이며, 정부 인가를 받는 대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7.6%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8월부터 본격적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7월의 경우 위약금 탓에 기존 예약을 취소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일본 관광 자제 분위기가 초기 단계였기 때문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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