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이 중소·중견기업본부를 없애고 국내 영업 조직을 대폭 단순화한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이다. 일각에서 제기해온 국내 철수설을 일축하고, 경영 효율화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SC제일銀, 영업조직 개편…"경영 효율화 승부수"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영업조직을 리테일금융총괄본부(개인 고객), 기업금융총괄본부(대기업 고객)로 이원화한다. 이들 본부를 포함해 3대 영업 본부였던 커머셜기업금융총괄본부(중소·중견기업)를 없애고 두 곳으로 통합 운영한다. 커머셜본부의 기존 고객은 각 기업 규모와 해외 사업 비중 등을 고려해 나머지 본부로 나눠 이관할 계획이다. 해외 교역이 많거나 글로벌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중견기업은 기업금융총괄본부의 대기업 전담 직원이 맡는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중소기업은 리테일본부의 전국 영업점에서 관리할 계획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의 규모와 니즈가 다양해 하나로 묶기보다는 특성을 고려해 영업하는 게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해외 진출을 원하는 중견기업에는 대기업 본부가 본사 네트워크를 활용한 금융 지원을 하고, 소기업에는 전국 영업점 지점장들이 직접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모기업인 SC그룹의 본사 방침과도 맞닿아 있다. SC그룹은 지난 상반기 4개 국가를 ‘잠재력 있는 유망 시장’으로 꼽으며 2021년까지 ‘ROE 10% 달성’을 주문했다. 한국을 비롯해 인도,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가 포함됐다. SC제일은행의 ROE는 6.7% 수준이다.

SC제일은행은 이번 영업 조직 간소화와 함께 위험 가중자산 재분류 작업을 병행할 방침이다. 보유한 자산을 수익 기여도와 위험 가중치에 따라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 역시 ROE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해온 SC제일은행의 한국 철수·인력 구조조정설도 누그러들 전망이다. SC제일은행은 인력 축소 없이 인사 이동 작업만 하반기 중 마무리할 예정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