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행 예금·대출 조회는 물론
실시간 거래내역까지 제공
SC제일은행은 모바일 앱 ‘SC제일은행 모바일뱅킹’을 전면 개편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금융 서비스 중심 앱과 상품 가입 앱(셀프뱅크)으로 이원화돼 있던 모바일뱅킹 앱을 하나로 통합했다.
가장 큰 특징은 앱 안에 ‘은행권 통합계좌정보 서비스’ 메뉴를 만든 것이다. SC제일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에 있는 예금·대출·펀드·신탁 등 상품 계좌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입출금 통장은 실시간 거래내역도 조회가 가능하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타행 계좌까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만든 모바일뱅킹 앱은 지금까지 없었다”며 “다른 은행 앱에 별도로 로그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편리하게 전체 자산 내역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인증을 통한 간편 송금 기능도 크게 강화했다. 공인인증서나 OTP(1회용 비밀번호)는 아예 필요 없다. 생체 인증(홍채, 지문, 안면 등)으로 로그인하면 하루 500만원까지 계좌 비밀번호만으로 송금이 가능하다. 500만원이 넘더라도 계좌 비밀번호에 디지털 인증만 추가로 거치면 최대 5억원까지 송금이 가능하다. 아직까지 다른 은행 대부분은 고액 송금에 대해서는 별도의 보안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소액대출도 앱에서 서류 제출 없이 받을 수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하다. 이외에 저축 목표 관리 서비스, 모바일 상품권 구매 서비스 등 새 기능도 갖췄다. 새 앱은 앱스토어에서 ‘SC제일은행’으로 검색해 내려받을 수 있다.
‘오픈뱅킹’ 앞두고 혁신 자극 될까
SC제일은행의 새 앱은 폐쇄적이던 기존 서비스 방식을 과감하게 바꿨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토스, 뱅크 샐러드 등의 업체가 통합 계좌 조회 서비스를 내놓기는 했지만 은행이 직접 이런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처음”이라며 “‘오픈뱅킹’ 도입을 앞두고 다른 은행에도 건전한 자극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2월부터 전 은행권에 오픈뱅킹을 도입할 계획이다. 오픈뱅킹에서는 16개 일반은행과 2개 인터넷전문은행이 표준화된 기술방식(오픈 API)으로 고객 정보를 제공한다. 기존 은행과 핀테크 기업 모두 개방된 정보를 가져다 조회·이체 등 금융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하나의 은행 앱만 깔면 다른 은행에 있는 계좌 조회·이체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한 은행장은 “핀테크 업체들을 중심으로 금융 분야 혁신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은행도 생존하기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해야 하는 시기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