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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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심폐소생술에 나섰다. 기업들의 설비투자에 대해 하반기 한시적으로 특단의 세제 혜택을 준다. 또 10조원+α 수준의 공공·민간 투자 촉진, 수출지원과 신산업분야에 각각 7조원, 10조원 이상의 정책금융 자금을 투입한다.

정부는 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확정·발표했다.

정부는 먼저 최대한 조속히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추진해 개정 후 1년간 대기업의 생산성 향상시설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을 1%에서 2%로 확대한다.

중견기업은 3→5%, 중소기업은 7→10%로 폭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설비투자에 나서는 기업들이 5300억원의 세수 절감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 부진이 심각한 상황에서 투자를 되살리기 위한 조치다. 설비투자 중 대기업 비중이 80%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기업의 설비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생산성 향상시설과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일몰은 2021년 말까지 2년 연장하고 적용대상도 확대한다. 물류 산업 첨단시설과 의약품제조 첨단시설은 생산성 향상시설에, 송유관 및 열 수송관, LPG 시설, 위험물시설은 안전시설 투자세액공제 적용대상에 추가한다.

가속상각제도는 연말까지 6개월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가속상각은 자산을 취득한 초기에 감가상각을 크게 해 세금을 덜 내면서 투자금액을 조기에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대기업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내용연수를 50%까지 축소할 수 있는 가속상각 대상 자산이 생산성 향상시설과 에너지 절약시설까지 늘어난다. 중소·중견기업은 모든 사업용 자산에 대해 가속상각 허용 한도가 50%에서 75%로 높아진다.

공공 민간 투자도 촉진한다.

정부는 하반기에 10조원+α 규모의 공공·민간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4조6000억원 규모의 경기도 화성 복합테마파크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진행한다. 올해 12월까지 개발계획 변경을, 2021년까지 인허가를 끝내고 바로 착공하는 것이 목표다.

대산산업단지 내 2조7000억원 규모의 중질유 원료 석유화학단지(HPC) 공장 건설 사업 착공과 서울시의 양재동 양곡도매시장 내 5000억원 규모 연구개발(R&D) 캠퍼스 조성도 돕는다. 공공기관 투자 규모도 53조원에서 54조원으로 1조원 늘린다.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신산업분야 시설자금에는 10조원 이상의 정책금융자금을 푼다. 부진한 수출을 만회하기 위해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화장품, 전기차 등 신수출동력에 정책금융자금 7조5000억원을 추가로 공급한다.

해외 소비도 국내로 돌린다. 시내·출국장 면세점의 구매 한도도 3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상향한다. 최근 문을 연 입국장 면세점의 구매 한도(600달러)까지 포함할 경우 면세점 총 구매 한도는 3600달러에서 5600달러로 상향된다. 다만 면세 한도는 현행 600달러를 유지한다.

이날 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4∼2.5%로 하향했다. 미중 무역갈등, 반도체 부진 등의 영향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