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일시적 감산’에 들어간다. 경기 침체 여파로 판매량이 줄자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4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셧다운)하기로 했다. 이 회사가 감산에 들어간 것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은 2009년 ‘쌍용차 사태’ 이후 처음이다.

쌍용차는 1일 노사 합의에 따라 이달 평택공장에서 자동차 생산을 일부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이달 5일과 8일, 12일, 15일 등 총 4일간 공장 가동을 멈춘다. 7월 9~11일에는 정상 조업할 예정이며 16일에는 생산을 재개할 방침이다.

'판매 부진' 쌍용차…10년 만에 일시적 감산
회사 고위 관계자는 “재고 물량이 적정 수준(4500대)을 넘어선 6000대에 달해 생산물량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며 “지난달부터 경기가 급격히 꺾이면서 국내외 판매량이 줄어든 탓”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의 지난달 국내외 판매량은 1만375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5% 쪼그라들었다. 내수가 8219대로 15.1% 줄고 수출(반조립제품 포함)은 2156대로 25.5% 급감했다.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쌍용차뿐만이 아니다. 국내 완성차 5사의 올 상반기(1~6월) 국내외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차 등 5사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 감소한 385만9515대로 집계됐다. 내수시장에서는 작년 상반기보다 0.3% 줄어든 75만5037대를, 해외시장 판매는 6.2% 감소한 310만4478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국내외 시장에서 212만7611대를 팔아 작년 동기(224만1530대)보다 5.1% 감소했다. 국내와 해외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판매량은 38만4113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8.4% 증가했지만 해외에서는 신흥시장 부진으로 7.6%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국내외 시장에서 135만3011대를 판매했다. 작년 동기(138만6408대)보다 2.4% 감소한 수준이다. 노사가 임금협상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은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국내외 시장에서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냈다. 올 상반기 한국GM은 지난해 같은 기간(24만6386대)보다 6.2% 줄어든 23만1172대를 팔았다. 르노삼성도 7만7444대를 팔아 작년 상반기보다 판매량이 38.5% 급감했다.

장창민/박상용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