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소셜벤처 4개사 대표들이 지난 12일 열린 ‘SV2 임팩트 파트너링 모델 협약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왼쪽 세 번째부터 차완영 마린이노베이션 대표,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 김 사장, 서준걸 오투엠 대표, 성용준 인진 대표.  /SK이노베이션 제공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소셜벤처 4개사 대표들이 지난 12일 열린 ‘SV2 임팩트 파트너링 모델 협약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왼쪽 세 번째부터 차완영 마린이노베이션 대표,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 김 사장, 서준걸 오투엠 대표, 성용준 인진 대표.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은 사회적 가치(SV) 창출을 위해 ‘독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산하에 에너지 분야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중간지주회사다. 석유로 대표되는 에너지 부문은 환경 문제 해결이 큰 과제다. 그만큼 지속적이면서도 강도 높게 친환경 SV를 창출해야 한다는 게 SK이노베이션의 판단이다.

SK이노베이션의 ‘독한 혁신’ 선언에 이어 각 사업 자회사들은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추진 계획을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친환경 사업장 구축과 사업 개발을 통한 친환경 SV 창출에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법령이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환경관리 시스템을 구비한 친환경 사업장을 조성하기 위해 2500억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SK에너지는 친환경 사업도 개발한다. 2017년 11월부터 약 1조원을 투입해 울산CLX(콤플렉스·석유화학 복합단지) 내에 친환경 연료유 설비인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를 건설 중이다. VRDS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고유황유를 저유황중유, 경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설비다. 내년 4월 가동에 들어가면 하루 4만 배럴의 저유황중유와 경유를 생산하게 된다.

이를 통해 국제해사기구(IMO)가 내년부터 시행하는 환경 기준인 ‘IMO 2020’에 선제 대응하게 된다. IMO 2020은 세계 선박 연료유에 들어가는 황산화물 함유율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기준이다. SK에너지는 저유황중유 판매 확대를 통해 대기환경 오염원 감축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비즈니스 중심의 ‘3R 전략’을 통한 친환경 SV 창출을 추진한다. 3R은 최소화(reduce)·대체(replace)·재활용(recycle)의 영어 앞글자를 모은 것이다. 회사의 기술력, 연구개발(R&D) 역량, 가치사슬(밸류체인) 내 협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이슈인 폐플라스틱폐비닐 등의 해결에 선제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소화 전략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이 제품의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일반 플라스틱과 같은 성능을 내면서 원재료와 무게를 10%가량 줄일 수 있는 고결정성 플라스틱이 대표적이다. SK종합화학이 지난해 고결정성 플라스틱 등 친환경 제품 판매로 얻은 SV 규모는 518억원에 달한다.

대체재 부문에서는 기존 비닐을 대체할 수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 등을 적극 추진한다. 재활용 전략은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내용이다.

윤활유 사업회사인 SK루브리컨츠도 친환경차 시대에 대비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에 최적화된 윤활유를 본격 개발, 공급하고 있다. 올 하반기엔 내마모성을 높인 저점도 윤활유를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석유제품 수출 및 트레이딩 전문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도 곧 SV 추진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사회적 기업과의 제휴로 SV를 창출하는 ‘SV2 임팩트 파트너링’ 모델을 구축했다. SV2는 사회적 기업(소셜벤처·SV)과의 협업으로 SV를 제곱으로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용어다. 재무적 관점에서 수익을 창출함과 동시에 사회적환경적 성과도 달성하는 ‘임팩트 투자’와 비슷한 개념이다.

특히 임직원들이 크라우드 펀딩과 개인 전문 역량에 기반한 자발적 참여 형태로 소셜벤처를 직접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혹독한 경영환경과 새로운 도전 속에서 구성원들의 DNA가 독한 혁신으로 변하고 있다”며 “독한 혁신의 최종 목표는 모든 사업이 아프리카 초원에 안착해 생태계가 행복하게 공존할 오아시스를 파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