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트론텍이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에 전시한 각종 카메라용 필터와 렌즈.
옵트론텍이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에 전시한 각종 카메라용 필터와 렌즈.
스마트폰이 디지털카메라를 대체한 지 오래다. 최근에는 생체인식 등 보안과 관련된 3차원(3D) 센싱 기술이 적용되면서 스마트폰에 더 많은 카메라가 탑재되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S10에는 전면에 카메라 2개, 뒷면에 4개 등 총 6개가 내장돼 있다.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은 옵트론텍은 스마트폰 카메라용 필터와 렌즈 분야 강소기업이다. 스마트폰에 내장되는 카메라 수요 증가 덕분에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 1분기 매출이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향후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3D 센싱 기술에 카메라 활용이 필수여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사관 대표(부회장·사진)는 “30년간 광학 분야 한 우물만 파 전문성이 뛰어나다”며 “정보기술(IT) 기기의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는 4차 산업에서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기 부사장 출신인 홍 대표는 2016년 11월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30년 한 우물’로 3D 광학 분야 강자

보는 '눈'이 많을수록 성장하는 옵트론텍
1989년 설립된 옵트론텍은 카메라 필터와 렌즈 사업에만 집중해온 광학 전문기업이다. 전체 매출의 70%가량이 빛의 파장을 걸러내는 필터에서 나온다. 나머지 매출은 빛의 초점을 모으는 렌즈와 빛의 양을 조절하는 가변조리개(IRIS) 등에서 발생한다.

옵트론텍은 2001년 국내 처음으로 적외선(IR)은 차단하고 가시광선은 투과하는 ‘IR필터’를 개발했다. 화면 중심부와 주변부의 색감 차이를 줄인 ‘블루필터’, 얇아지는 스마트폰 두께에 맞게 필름으로 만든 ‘필름필터’도 잇따라 선보였다.

최근 스마트폰 카메라 수가 2개 이상인 멀티카메라 장착이 일반화되면서 이 회사 외형도 커지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7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57억원)보다 97.9% 늘었다. 지난해 전체 매출(1435억원)의 절반에 육박한다. 증권사의 연간 추정 매출(평균)은 2400억원이다.

보는 '눈'이 많을수록 성장하는 옵트론텍
옵트론텍 매출의 70%가량은 삼성전기 등 삼성에서 발생한다. 베트남에 현지 공장을 둔 것도 삼성에 제품을 제때 납품하기 위해서다. 기술력은 자타가 인정한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자동검사시스템을 통해 제품 불량 여부를 전수 조사한다. 수율(양질의 제품이 나오는 비율)이 경쟁사보다 10% 높은 이유다. 연구개발(R&D) 인력은 전 직원의 10%에 달하는 40여 명에 달한다.

“4차 산업혁명은 제2 도약 기회”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서 카메라 역할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현상을 촬영하는 ‘기록 기능’을 넘어 ‘인지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보는 '눈'이 많을수록 성장하는 옵트론텍
옵트론텍은 3D 센싱용 주요 부품인 ‘밴드패스 필터(band pass filter)’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3D 센싱은 카메라를 활용, 레이저를 발사해 돌아오는 시간을 기준으로 사물을 인지하는 기술이다. 밴드패스 필터는 특정 영역대 파장만 통과시켜 지문인식 홍채인식 등 원하는 인지가 가능하도록 하는 필터다. 옵트론텍은 지문인식용과 홍채인식용 필터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삼성의 5세대(5G) 이동통신 전용 스마트폰 모델에도 적용된다.

옵트론텍은 필터뿐 아니라 렌즈 분야에서도 수요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내구성 강한 글라스 렌즈를 앞세워 자동차 전장용 카메라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의 3D 센싱에 적용할 전자용 렌즈 라인업도 갖추고 있다. 홍 대표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로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등 새로운 트렌드에 대비해 한발 앞서 관련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