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부회장의 '마지막 소임' "韓 조선업 패러다임 바꿀 것"
“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입니다.”

권오갑 한국조선해양 부회장(68·사진)은 11일 이 회사 임직원 500여 명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조선업을 노동집약적 산업이 아니라 기술 중심의 산업으로 전환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 및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조선업 진출을 서두르는 자원 부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술’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권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현대중공업 물적분할(법인분할)로 출범한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3개 조선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글로벌 조선시장 점유율이 21%에 달하는 ‘매머드 조선사’의 컨트롤타워로 거듭난다.

권 부회장은 앞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에 건립 예정인 글로벌 R&D센터에 5000여 명의 인력이 근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채용에 나설 것”이라며 “한국 조선업의 미래이자 핵심인 R&D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조선 자회사들의 경영과 관련해선 각사의 자율경영체제를 보장하는 한편 자회사 발전을 위해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했다.

권 부회장은 한국조선해양이 조선업 불황 극복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업황에 따라 희비가 갈라지는 조선업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친환경 선박과 스마트십 미래형 선박 수주를 통해 고용을 유지하고 한국 조선업 생태계를 지키는 게 한국조선해양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개인적 소회도 내비쳤다. 그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일해왔다”면서 “한국조선해양의 성공, 더 나아가 한국 조선업의 재도약을 주어진 마지막 소임으로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