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카자흐스탄과 베트남 법인에 디지털 기반 신용평가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15일 발표했다.

디지털 신용평가란 금융거래 정보 대신 모바일·개인평가·거래정보·웹 접속기록 등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도를 판단하는 기법이다. 카드업계에서 디지털 신용평가를 해외 법인에 도입하는 건 신한카드가 처음이다.

개발도상국에는 금융거래 기반의 기존 신용평가 모델을 적용하기 어렵다. 데이터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업체간 공유 시스템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머징 마켓에선 금융 정보의 질이 낮아 아직 대면심사를 통해 신용평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우선 오는 6월 카자흐스탄 현지법인인 신한파이낸스에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캘린더 기능 사용여부, 휴대폰 사양, 블루투스를 통한 자동차 연결이력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신용평가 자료로 활용한다.

설문을 통한 신용성향 평가모형도 도입하기로 했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가 공동 개발한 모델로 자기 통제, 돈에 대한 태도 등의 설문을 하고 위조진술 여부 등을 평가해 신용도를 예측할 수 있다. 올해 초에 베트남 푸르덴셜소비자금융을 인수해 출범한 SVFC(Shinhan Vietnam Finance Company Limited)의 심사 시스템에 적용하기로 했다. 신한카드는 향후 베트남 1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잘로(ZALO)와 공동으로 신용심사 프로세스 개발할 예정이다.

신한카드의 디지털 신용평가 시스템은 사내벤처인 하이크레딧이 주도해 추진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디지털 신용평가 시스템을 통해 해외법인의 시스템을 질적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