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지주사 전환 후 첫 배당…IR 통해 시장과 소통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3월 27일 주주총회를 통해 주당 1만8500원의 배당을 확정지었다. 이번 배당 규모는 2705억원이다. 배당금 지급은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와 현대건설기계로부터 23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수령한 뒤 오는 26일 이뤄질 예정이다.
2017년 출범한 현대중공업지주는 출범 이후 2년간 오일뱅크 등 자회사로부터 8000억원이 넘는 배당수익을 실현했다. 하지만 그동안 증손회사 지분문제 해결, 순환출자고리 해소 등 안정적인 지주사 체제 구축에 집중하며 배당을 미뤄왔다. 이번 배당이 현대중공업지주 창립 이후 첫 배당인 셈이다.
올해 배당이 이뤄진 것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사 체제전환을 일단락지으면서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을 약속한 데 따른 조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8월 “지주사 체제 완성으로 각사의 고유 사업에 집중하고,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펼쳐 주주가치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그룹은 배당 성향을 지주사는 70% 이상, 이익이 나는 자회사의 경우 30% 이상을 유지하는 배당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원칙) 도입, 행동주의펀드 부각 등 시장에서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런 시장의 요구에 맞춰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국내외 기업설명회 및 콘퍼런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투자자를 만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체적으로도 정례적인 기업설명회를 열고 콘퍼런스콜 웹캐스팅(인터넷 방송)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그룹사 전반의 투자자 관리를 담당하는 그룹 IR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술세미나를 여는 등 시장 관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연 애널리스트 간담회에는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이 참석해 애널리스트와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등 시장과의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무상증자, 자기주식취득 등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을 통해 각 자회사의 주주가치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 자회사인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11월 무상증자 및 자기주식취득을 발표했다. 현대일렉트릭과 현대미포조선도 같은 달 무상증자를 한다고 발표했다. 주식 유동성이 낮다는 시장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결정으로 발표 이후 각사 주가는 3월 말 기준 20% 이상 상승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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