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와 대형마트, 항공사 등 주요 대기업은 다음달부터 내야 하는 ‘예상 밖’ 추가비용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카드사가 다음달부터 연매출 500억원을 초과하는 대형 가맹점에 카드 수수료를 최대 0.3%포인트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산업용 심야 전기요금 인상안도 다음달 확정될 전망이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와 대형마트, 항공사 등은 최근 각 카드사에 수수료 인상에 관한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카드사가 수수료 인상을 통보한 대형 가맹점은 2만3000여 곳에 달한다. 인상 수준은 통신사가 현행 1.8~1.9%에서 2.1%, 대형마트는 1.9~2.0%에서 2.1~2.2%, 항공사는 1.9%에서 2.1%로 전해졌다.

대형 가맹점들은 이번 인상이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를 대기업에 떠넘기는 격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가 소상공인을 돕겠다며 지난달 31일부터 연매출 500억원 이하 가맹점의 수수료를 내리자 카드사가 줄어든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를 올리려 한다는 분석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수수료를 대기업에 대신 내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반발마저 대놓고 하기엔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19일 “대형 가맹점이 카드사에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를 요구할 경우 법에 따라 처벌도 가능하다”며 사실상 집단 반발을 차단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대규모 공장 설비를 가동하는 대기업 및 중견기업도 다음달이 두렵긴 마찬가지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주택용 누진제와 함께 심야시간대(경부하) 산업용 요금제 개편을 검토 중이다. 값싼 심야 요금을 인상하는 게 골자 중 하나로 다음달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경부하 시간대(밤 11시~오전 9시)의 평균 단가는 ㎾h당 59.2원으로 낮 시간 요금(147.9원)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개편안이 확정되면 심야 요금이 지금보다 두 배 가까이로 뛸 전망이다.

정지은/조재길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