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가운데)이 18일 경기 평택 포승읍에서 열린 ‘이디야커피 드림팩토리’ 기공식에서 임직원과 첫 삽을 뜨고 있다.  /이디야커피 제공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가운데)이 18일 경기 평택 포승읍에서 열린 ‘이디야커피 드림팩토리’ 기공식에서 임직원과 첫 삽을 뜨고 있다. /이디야커피 제공
이디야커피가 350억원을 투자해 자체 원두 로스팅 공장과 커피 연구개발(R&D) 센터를 짓는다. 문창기 이디야 회장은 18일 경기 평택 포승공단에서 ‘이디야커피 드림팩토리’ 기공식을 열었다. 연면적 1만3064㎡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건립되는 이 공장은 내년 4월 준공돼 연간 6000t의 원두를 생산할 예정이다. SPC그룹이 연간 7000여t의 원두를 두 개 공장(음성, 평택)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단일 브랜드와 단일 공장을 기준으로는 이디야커피 드림팩토리가 업계 최대다.

이디야 측은 “전자동, 친환경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최신식 생산 시설을 갖출 것”이라며 “커피 원두뿐만 아니라 음료의 고품질 원재료를 생산해 전국 가맹점에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립 19년 만에 최대 R&D 투자

이디야커피는 2001년 설립돼 지난해 가맹점 수 2500개를 돌파했다. 국내 최다 가맹점 수다. 올해 3000호 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디야커피에서 사용하는 원두는 주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이었다. 이디야 본사가 동서식품 등에 원두를 발주하고, 로스팅된 원두를 본사가 받아 가맹점에 납품하는 방식이었다.

문 회장은 약 10년 전부터 자체 R&D 조직을 강화하면서 차근차근 커피 품질 높이기에 직접 나섰다. 2010년 사내 커피연구소를 설립했고, 2016년 서울 논현동 본사에 ‘이디야 커피랩’을 열며 본격적인 R&D에 착수했다. 아프리카, 남미, 중미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산지를 찾아다니며 생두를 발굴하는 한편 이디야커피랩에서 커피 추출과 로스팅에 관한 자체 기술과 노하우도 쌓았다.

이디야커피 드림팩토리 조감도.
이디야커피 드림팩토리 조감도.
이디야커피 드림팩토리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로스터와 플랜트 설비가 도입될 예정이다. 이디야 관계자는 “다양한 열원을 복합적으로 활용하고, 온도와 시간 제어 등을 통해 생두의 수분 활성화를 최적화시키는 최신 로스팅 기법을 적용할 것”이라며 “그동안 R&D 부문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드림팩토리에서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디야커피는 이곳에서 스틱 커피 ‘비니스트’는 물론 각종 음료 파우더 등을 자체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고품질 원두·스틱커피 자체 생산

이디야의 이 같은 투자는 위기 때 이를 딛고 더 나아가야 한다는 문 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 프랜차이즈와 외식업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빠져 있지만 이디야는 연 매출(본사 기준 약 2000억원)의 약 17.5%인 350억원을 R&D에 쏟아붓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이디야커피 드림팩토리는 상생 경영을 위한 핵심 설비이기도 하다. 자체 생산을 통해 커피 원두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면 가맹점에 더 낮은 가격에 좋은 품질의 원두를 납품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2012년 출시된 스틱커피 ‘비니스트’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서도 시장 확대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문 회장은 “드림팩토리는 이디야커피 임직원들의 꿈이 담긴 곳이자 전국 가맹점과 가족은 물론 이디야 메이트(직원)의 꿈이 시작되는 곳”이라며 “회사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성공적으로 완공되면 전국 가맹점이 더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