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하면서 현대중공업이 최종 인수 후보자로 확정됐다.

대우조선 최대주주(55.7%)인 산업은행은 12일 “삼성중공업이 전날 대우조선해양 인수제안 요청에 대해 참여 의사가 없음을 공식적으로 통보해왔다”며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을 대우조선 인수 후보자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산은은 다음달 초 본계약 체결을 위한 이사회를 열 계획이다.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이 나면 대우조선에 대한 현대중공업의 현장실사를 거쳐 본계약이 체결된다.

산은은 지난달 31일 국내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과 조선통합법인을 합작 설립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 매각을 추진하는 내용의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뿐 아니라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까지 총괄하는 조선통합법인을 출범시키는 방식이다. 산은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 주식 55.7%(5973만8211주)를 전량 출자하고, 통합법인은 대우조선에 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된다. 신설 통합법인의 최대주주는 지분 28%를 가진 현대중공업지주, 2대 주주는 산은(지분율 18%)이 된다.

산은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업체와 대우조선 매각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 아래 삼성중공업에도 인수제안서를 보냈다. 당초 산은이 삼성중공업에 제시한 회신 기한은 오는 28일까지였지만, 삼성중공업은 일찌감치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세계 1위 조선사(수주 잔량 기준)인 현대중공업이 2위 업체인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0%에 웃도는 ‘매머드 조선사’가 탄생하게 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재계 순위(자산 기준)도 10위(56조1000억원)에서 7위(68조3000억원)로 높아져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경민/김보형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