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쇼핑 선보인 케이뱅크…간편결제 시장 판 커진다
핀테크(금융기술)를 기반으로 한 간편결제(페이) 시장 경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계좌에 돈이 없어도 최대 500만원까지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최근 내놨다. 지난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간편결제 사업자가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본격적으로 판이 커지는 분위기다.

페이로 외상 쇼핑 가능해져

외상 쇼핑 선보인 케이뱅크…간편결제 시장 판 커진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21일 온·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한 ‘케이뱅크 페이(케뱅페이)’와 케뱅페이 전용 서비스 ‘쇼핑머니 대출(사진)’을 출시했다. 케뱅페이의 가장 큰 특징은 마이너스 대출 방식을 통해 잔액이 없어도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사실상 외상 쇼핑이다. 만 20세 이상으로 외부 신용등급 1~8등급이면 마이너스 통장 방식의 쇼핑머니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등급에 따라 500만원, 300만원, 100만원을 대출할 수 있으며 연말까지는 50만원 한도 내에서 무이자 결제가 가능하다.

대출금리는 최저 연 3.76%에서 최고 연 13.35%다. 만기일시상환 방식이고 대출이자는 일자별 사용 금액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케뱅페이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뒤 결제할 때만 유효하다. 통장 잔액이 마이너스면 출금과 이체 등 현금 거래는 불가능하다.

케뱅페이로 오프라인에서 결제할 때는 앱(응용프로그램)으로 매장의 QR코드를 인식하거나 바코드를 제시하면 된다. 롯데리아, 파리크라상 등 전국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결제 수단을 ‘계좌이체’로 선택한 뒤 ‘약관동의’ ‘간편계좌이체’를 차례로 눌러 앱으로 결제할 수 있다. 교보문고, 아디다스, K2 등 3000여 개 제휴점에서 이용 가능하다.

펀드 투자도 인기몰이

외상 쇼핑 선보인 케이뱅크…간편결제 시장 판 커진다
간편결제 사업자의 사업 영역은 최근 빠른 속도로 넓어졌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1월 20일 연이율 10% 안팎의 개인 간(P2P) 투자 상품을 출시하며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이용자가 간편하게 펀드 등 투자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연이율 11.5%의 목표수익률을 제시한 ‘아파트 담보 투자’ 상품은 당일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조기 마감됐다.

1인당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1회 최소 1만원이다. 여유 금액이 많지 않은 20대도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최소 투자 금액을 낮춘 게 특징이다.

간편송금 앱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펀드 및 해외 주식 투자 서비스를 제공한다. 토스는 신한금융투자와의 제휴를 통해 펀드 소액 투자와 해외 주식투자 서비스를 마련했다. 토스를 이용하면 모바일로 신한금융투자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개설할 수 있고, 1000원 단위로 펀드 투자가 가능하다. 해외 주식 역시 원하는 종목의 매입 수량만 입력하면 실시간 환율에 맞게 자동 환전돼 거래가 체결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삼성화재, 에이스손해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토스에서 미니보험 상품 판매에도 나섰다. 기존 보험 상품과 비교해 거품을 뺀 저렴한 가격이 큰 특징이다. 미니암보험, 해외여행보험, 스키보험 등 고객이 실생활에서 마주칠 수 있는 주요 위험을 위주로 보장한다. 모바일을 통해 누구나 부담 없이 자유롭게 탐색하고 쉽게 가입할 수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핀테크 발전에 힘입어 다양한 금융서비스 실험이 시도되고 있다”며 “기존 금융회사도 핀테크를 활용해 더 유용하고 편리한 상품을 내놓을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