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에 중요한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은 어제 투자자들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미중 무역협상도 가야할 길이 멀어보이지만, 양국은 합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4분기 기업 실적도 예상보다는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기업별로 차별화되고 있고, 올해 실적 전망도 조금씩 악화되고 있습니다.

뉴욕 증시 상황을 정리해봤습니다. (아래는 1일 아침 한경TV 방송 내용입니다)

질문1> 먼저 31일 마감한 미 증시 상황부터 짚어주시죠..

어제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도 종료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제 Fed의 긴축에 따른 우려는 확연히 줄었습니다.

다만 연초부터 Fed의 비둘기파 전환 의지가 여러 차례 표출되며 1월 뉴욕 증시가 7~9%나 올랐기 때문에 시장은 어제 상승폭을 키우는 것으로만 화답하고 이제 기업들의 실적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게다가 마침 오늘은 아마존 등 S&P500 기업 중 60여개가 실적을 발표한 중요한 날이었습니다.

현재까지 4분기 어닝시즌의 특징은 이익증가률이 작년 1~3분기 경험한 20%대가 아닌 약 10%에 그친다는 점, 그리고 모든 기업들의 실적이 다 좋은 게 아니라 차별화가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중국 둔화 요인만 봐도 애플, 캐터필러 등은 큰 타격을 받았지만 스타벅스나 보잉 등은 뛰어난 실적을 냈거둔요.

오늘 다우는 0.06% 내렸습니다만 S&P500은 0.88%, 나스닥은 1.37%나 급등했습니다. 이는 엇갈린 기업들의 실적 때문인데요. 다우지수 구성종목인 대장주 마이크로소프트와 다우듀폰이 실망스런 실적을 내 급락하며 다우를 끌어내린 반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페이스북은 10%가 넘게 급등해 나스닥을 끌어올린 것이죠.

또 오늘은 미중 무역협상 종료일인데요. 시장은 아침부터 이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중계방송을 지켜보면서 일희일비했습니다.

방금전 협상이 끝나 트럼프 대통령이 류허 중국 부총리 등과 함께 간단히 브리핑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포괄적 합의를 이룰 것이다. 엄청난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 합의가 이뤄진 건 아니다. 3월1일 데드라인을 아직 연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시진핑 주석이 만나서 빨리 합의하자고 제안했으며 조만간 한 두번 만날 것이다. 라이트하이저 미 USTR 대표가 곧 중국으로 가 협상을 이어갈 것이다” 등등을 밝혔습니다.

질문2> 이번 FOMC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파월 의장도 “금리를 인상할 논거가 다소 약해졌다”고 해 증시에는 다시 훈풍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무역에선 미중 합의는 가능하다. 하지만…"
네. 월가에서는 어제 회의 결과와 제롬 파월 의장 기자회견이 예상을 훌쩍 넘을 정도로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여러 번 설화로 시장을 흔들었던 파월 의장이 8주만에 완전히 달려져 금리 인상을 의미하는 문구를 아예 없애고, 자산 축소까지 종료하겠다고 밝였으니까 말이죠. 게다가 침체가 오면 아예 4차 양적완화를 할 수 있다는 뜻까지 밝혔습니다.
시장에선 파월 의장이 데이터 중심이 아니라, 시장 중심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런 호재는 이미 반영돼 미 증시는 지난 1월 이미 7~9% 회복을 했습니다. 이는 1월 기준으로는 1980년대 후반이후 최고 상승률입니다.

Fed 만으로는 더 이상 큰 랠리를 이끌 재료는 아니지만, 투자자들은 이제 "Fed는 더 이상 걱정꺼리가 아니다" 이런 안도감을 갖고 투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시장 변동성은 확연히 낮아질 것이라는 게 월가의 관측입니다.

질문3>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와 함께 눈여겨봐야할 이벤트가 있다면?

우선 미중 협상결과가 아직 모호한데요. 구체적 내용이 계속 흘러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면, 아직 합의까지는 멀지만 양국은 가열차게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3월까지는 정상회담이 한 두 차례 이어지고, 데드라인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구요.

월가에선 양국의 경기나 정치적 사정을 보면 몇 달 안에 양국이 무역협상에선 합의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이건 양국이 과거같은 정상적 관계로 돌아간다는 건 아닙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해 10월 허드슨연구소 연설을 통해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가 아닌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을 했죠. 무역적자 문제가 풀리더라도 앞으로는 양국이 상호 협력을 하기보다는 경쟁을 할 것이란 겁니다.

이는 미국이 화웨이를 견제하는 건 계속될 것이란 뜻이고, 중국도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포기하진 않고 계속 추진하겠지만 좀더 은밀히 진행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그러면서 일정 수준의 갈등이 이어지겠죠.

실적 시즌은 이달 중순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실적들이 차별화되고 있는 만큼 개별 기업을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또 1분기 등 향후 실적이 더 중요하구요. 방금 전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은 매출과 이익이 예상보다 더 좋았지만, 1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낮춰 장외거래에서 주가가 1% 가량 내리고 있습니다.

셧다운의 망령도 아직 살아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도 멕시코 장벽을 짓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3주가 끝나는 2월15일에 다시 셧다운이 된다면 증시와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무역에선 미중 합의는 가능하다. 하지만…"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